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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도 결국 메타마스크 전송 막아… 가상자산 투자자 불편 심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4 20:10

수정 2022.01.24 20:10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 이어 빗썸도 오는 27일부터 사전등록해 놓은 가상자산 지갑으로만 가상자산을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도입한다. 오는 3월 트래블룰(자금이동추적규칙) 도입을 앞두고 실명계좌 제공은행의 뜻에 따라 트래블룰보다 강화된 자금세탁 방지대책을 도입하는 것이다.

빗썸은 당초 개인지갑은 대면심사를 거칠 경우 가상자산 전송을 허용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고객확인인증(KYC)을 지원하지 않는 메타마스크 등 개인지갑은 전송을 막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실명계좌 제공은행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오는 27일부터 가상자산 출금주소 사전등록제를 도입한다.

KYC를 마친 빗썸 사용자 가운데 가상자산 출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용자가 대상이다. 출금주소 입력 단계에서 가상자산을 받는 사람에 대한 정보도 입력하게 되는데, 심사가 완료된 후에야 출금이 가능해진다. 특히 빗썸 회원간 내부 전송시에도 주소 등록이 필요하다. 외부 거래소의 경우 빗썸이 제공하는 리스트에 있는 거래소만 등록할 수 있다. 국내 거래소는 업비트 코인원 코빗 외에 고팍스가 포함됐고, 해외 거래소는 바이낸스 미국과 크라켄(이상 미국), 비트스탬프 블록체인닷컴(영국) 바이비트(싱가포르) 등이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빗썸은 당초 개인지갑은 온라인 등록 이후 빗썸 고객센터를 방문해 대면심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메타마스크 등 국내 사용자가 많은 전자지갑은 대면심사를 거치면 가상자산을 전송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게 이용자들의 기대였다.

하지만 빗썸은 24일 오후 메타마스크를 금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급하게 바꿨다. 빗썸 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KYC를 제공하지 않는 메타마스크로는 전송을 금지하는 쪽으로 내부 정책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NH은행쪽의 지적에 따라 입장이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원은 24일부터 KYC 시행에 따른 외부지갑 등록 절차(이하 화이트리스트)를 적용했다.코인원 회원으로 가입한 이메일 주소와 동일한 이메일을 쓰는 전자지갑으로 본인 소유임을 입증해야 출금이 가능해졌다. 지갑 등록을 위해서는 본인 이메일 주소와 전자지갑 주소가 한 화면에 있는 경우 스크린샷 파일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생소한 동영상 인증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갑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가상자산 출금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도 시행은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은행측과의 계약에 따른 것이다.
빗썸과 코인원은 지난해 9월 NH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하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60일 이내(2022년 1월 24일)에 화이트리스트 도입을 약속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당초 NH은행은 가상자산 출금을 아예 막을 것을 요구했지만 양 거래소가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난색을 표했고, 이에 따라 절충안으로 화이트리스트 도입이 재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의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생길 경우 국내외 거래소간 가격격차가 커지는 등 투자자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