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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제로' 그린수소 생산 눈앞인데, 투자 인센티브 '제로' [2022 신년기획]

KOREA 다시 뛰자, REFRESH (5) 에너지(ENERGY)
사업초기 대규모 적자 불가피
그린수소 인증땐 보조금 받는데
3년째 관련 법안 국회 묶여있어
호주·UAE·사우디 등선 협력 제안
한국만 시장 활성화 손놓은셈
탄소 '제로' 그린수소 생산 눈앞인데, 투자 인센티브 '제로' [2022 신년기획]
이르면 연말부터 국내에서 그린수소 상업 생산이 시작된다. 그린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궁극적인 에너지원으로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연간 25만t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3년이 지나도록 그린수소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하루 3㎿ 그린수소 생산

24일 수소업계에 따르면 제주도 상명풍력단지에서 이르면 연말 하루 3㎿ 규모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 통상적으로 1㎿당 200㎏ 정도의 그린수소가 생산된다. 따라서 앞으로 하루에 600㎏의 그린수소를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제주도는 수소충전소를 지어 수소차 보급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수소는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얻는 수소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없다. 이에 비해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96%를 차지하는 그레이수소는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린수소와 그레이수소의 중간에는 블루수소가 있다. 그레이수소와 동일한 생산방식이지만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않고 별도로 포집해 저장한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진 못한다는 한계는 여전하다. 그린수소가 궁극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으면서도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다. 특히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너무 높고 효율이 낮아 그린수소 생산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본부장은 "국내와 해외의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많게는 7~8배 차이가 난다"면서 "다만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20%를 넘어가며 잉여전력이 생겼기 때문에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은 발전비중 10%를 넘는 시점부터 생긴다. 하지만 내륙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7~8%에 그치는 상황이다.

■해외 그린수소 생산도 급물살

정부는 수소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그린수소 도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그린수소를 이용해 제조한 그린암모니아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린암모니아는 액화수소와 달리 상온에서 쉽게 액화되며 1.7배나 저장용량이 커서 이미 상용화가 이뤄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도 그린암모니아가 수소시대에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18개 기업·기관이 참여한 '그린암모니아 협의체'가 출범했다. 해외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해 암모니아 형태로 도입하면 국내 수소생태계가 대폭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나 아랍에미리트연합,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재생에너지 단가가 낮은 나라들에서 그린수소사업 협력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올해는 해외에서 그린수소를 생산, 도입하는 프로젝트들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 국부펀드 PIF, 삼성물산과 현지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연내에 사업부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 검토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처럼 수소 생태계가 걸음마를 걷고 있지만 성장을 촉진시키는 법안은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수소법 개정안은 총 4건으로 청정수소 정의 및 인증제도, 청정수소 판매·사용 의무 부여, 청정수소발전 의무화 제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그린수소를 인증받게 되면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업 초기 대규모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기업들이 수소투자를 결정하게 만드는 인센티브인 셈이다. 하지만 청정수소의 정의에서 시작해 원전을 통한 수소 생산을 포함할지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승훈 본부장은 "많은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앞두고 수소법 통과를 주시하고 있는데 조속히 정리가 돼야 한다"면서 "해외에서 수소를 수입하는 것도 제도적인 부분에서 정리가 되지 않으면 시장이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