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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C 지상화 갈등 격화… 도봉구 "감사청구" 국토부 "문제없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5 15:00

수정 2022.01.25 15:26

[파이낸셜뉴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창동역~도봉역 구간 지상화 결정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도봉구는 서울 전 구간 지하화에서 도봉 구간만 지상으로 변경된 것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에 나서며 반발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계획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토부는 지상화로 결정된 노선을 지하화하는데 필요한 수 천억원 규모의 재원을 지자체에서 부담할 경우 설계변경을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 또다른 논란도 예상된다.

도봉구는 25일 감사원에 GTX-C노선 도봉 구간 지상화 변경에 대한 공익감사청구를 제출했다. GTX-C 노선은 수원을 기점으로 양주시 덕정역까지 약 74.8㎞에 이르는 민간투자방식의 수도권 광역급행열차로,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돼 2020년 10월 'GTX-C노선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을 거쳐 확정된 국가철도망 계획 중의 하나다. 2020년 10월 당시 서울 전 구간을 기존 선로의 지하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지만, 우선협상대사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컨소시엄과의 실시협약을 앞두고 도봉구간만 지하화에서 지상화로 계획이 변경됐다.


이에 도봉구 주민들은 '도봉구간 지상화 결사반대 투쟁위원회'를 결성해 지난 10일부터 주민 서면운동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진행해 왔다. 앞서 지난해 12월 지역국회의원과 도봉구청장, 도봉구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노선변경과정 공개와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도봉구와 투쟁위는 "지상화 변경은 민간사업자에게는 수 천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절감시켜 주는 반면, 인근 주민들에게는 시속 150㎞의 소음과 분진, 진동 등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노선은 조사나 설계 단계에서 지역 여건을 고려해 언제든 변경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필수 정거장과 환승 조건 등이 제시된 시설사업기본계획에도 노선의 지상화·지하화에 대한 조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도봉 구간을 지나는 1호선 전철이 하루에도 260여회 운행되고 있는데, GTX-C와 SRT연장선(수서~의정부)까지 노선을 공유하면 배차간격 확대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10년이란 긴 시간을 거치며 국토부가 확정한 GTX-C 사업이 갑자기 변경된 것은 누가 봐도 석연치 않다"며 "기본계획의 핵심 내용인 도봉구간 지하화를 명백히 위반하고 도봉구민의 안전과 편의를 외면했다"고 밝혔다.

도봉구간의 지하화는 결국 누가 재정을 부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재원부담만 해결되면 언제든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와 도봉구는 국토부에 책임을 묻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재원에 대한 부담만 해결된다면 착공 전 얼마든 설계를 바꿀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재원을 부담하려면 타당성 재조사 등 검증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사업 연기가 불가피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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