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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2022년, 불안한 세계경제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5 18:00

수정 2022.01.25 17:59

[서초포럼] 2022년, 불안한 세계경제
2022년 벽두부터 전 세계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세계경제에 다양한 위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통화당국의 금리인상을 통한 긴축 신호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펼친 완화적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인해 넘쳐나는 유동성에 힘입어 가격이 급등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에 누적된 거품이 붕괴될 수 있다는 공포가 더 큰 요인일 것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병목현상에 따른 물류 차질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긴축정책이 물가를 잡고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는지와 경제에 얼마나 충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한편 국제정세는 백척간두에 서 있는 형국이다.
미국과 서방 대 러시아의 대립이 심각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가운데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에서 시작되었다. 나토의 동진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이 러시아의 주장이다.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경제에는 악재다.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과 경제심리에 타격을 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설사 침공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국제정세가 불안해지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국제정세 변화의 이면에는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도전이 있다.

이미 미국과 패권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은 일대일로와 기술굴기 등을 앞세워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를 쓰고자 한다. 시진핑의 중국몽이다. 군사적 충돌과 무력시위에 집중하는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경제대국이자 세계 최대 무역국이라는 지위를 활용하면서 장기전을 준비한다. 미·중 패권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2년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은 여전히 글로벌 기업과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코로나 팬데믹의 종식이 요원한 가운데 설사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도 세계경제가 과거의 질서로 복귀할 거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 계속되는 보건위험과 패권경쟁 확대는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요인을 증폭시킨다.

무엇보다 세계경제질서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가 심각한 문제다.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패권경쟁에 몰두하며 통상을 이용만 할 뿐이고, 다자무역 체제를 통한 무역 자유화와 원활화를 추진해야 할 세계무역기구(WTO)는 4년 넘게 각료회의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작년 11월 예정됐던 제12차 각료회의(MC12)는 코로나를 핑계로 연기됐지만 실상은 최소한의 합의 도출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통상정책이 자유무역 확대가 아닌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중심주의를 강조하는 국내 정치용 수단과 패권경쟁의 무기로 활용되면서 세계경제의 질서와 원칙이 훼손되는 상황에서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사안별 협력 확대는 필수적이다.
새로운 형태의 국제협력 틀에 대한 논의에서 한국 경제의 안위와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보다 정치한 국제통상협력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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