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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긴축은 예견된 악재, 증시 떨 것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5 18:00

수정 2022.01.25 18:00

금리 올리는 건 정해진 수순
경제가 그만큼 튼튼하단 뜻
세계적인 금리인상 움직임 속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적인 금리인상 움직임 속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25일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등 3대 지수가 24일(현지시간) 롤러코스터 장세 끝에 강보합으로 마감했으나 국내 증시는 힘을 받지 못하고 쓰러졌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최고가 대비 18%, 코스닥지수는 16% 빠졌다.


주가 약세는 예견됐던 일이다. 금리정책의 대전환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중앙은행들은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도했고, 한국은행도 동참했다. 저금리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버팀목이 됐다. 하지만 돈을 너무 푸는 바람에 물가가 불안해졌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7% 올랐다.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느 나라든 중앙은행은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물가안정에 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1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길게 지속하고 금리를 더 많이 인상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연준이 3월부터 금리인상에 착수할 걸로 본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25~26일 이틀간 열린다.

사실 한국은행은 연준보다 더 빨리 움직였다. 이주열 총재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모두 세 차례에 걸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렸다. 추가 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 이 총재 역시 물가가 걱정이다. 작년 소비자물가는 전년비 2.5% 올랐다. 10년 만에 최고치다. 월별로는 10월 3.2%, 11월 3.8%, 12월 3.7%로 석달 내리 3%대 상승률을 보였다. 크게 보면 나라 안팎에서 불어닥친 금리인상 강풍에 글로벌 증시가 '긴축 발작'을 일으킨 격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금리인상이 꼭 악재만은 아니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튼튼해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가 충분히 건강하다(healthy enough)"고 말했다. 제로금리와 같은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경제가 단단해졌다고 본 것이다.

금리 정상화는 어차피 가야 할 길이다. 제로금리는 긴급처방이고, 이제 그 역할을 다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세계 경제는 비슷한 길을 걸었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라는 양대 비상대책을 동원했다. 그러다 2015년 후임자인 재닛 옐런 의장(현 재무장관)이 제로금리를 끊었다. 현 파월 의장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제로금리 정책을 편 지 2년 만에 정상화를 모색 중이다.

주가 등락은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다. 다만 미국의 경우 과거 수십년간 금리인상기에도 주가가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다는 통계가 있다.
과민반응은 금물이다. 대공황이 터진 뒤 미국 경제를 부흥으로 이끈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3년 취임연설에서 "우리가 두려워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말했다.
루스벨트의 명언은 증시에서도 격언으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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