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광주 아파트 붕괴 원인 지목된 슬래브 지지대 '역보'는 무엇

뉴스1

입력 2022.01.26 06:01

수정 2022.01.26 06:01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상층부에서 전문구조대원 등 수습당국이 실종자 수색·잔해물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상층부에서 전문구조대원 등 수습당국이 실종자 수색·잔해물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상층부에서 전문구조대원 등 수습당국이 실종자 수색·잔해물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해당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상층부에서 전문구조대원 등 수습당국이 실종자 수색·잔해물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해당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고귀한 기자,정다움 기자 =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와 관련, 경찰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역보 설치'를 지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은 39층 전역에서 이뤄졌지만 '역T자' 모양의 지지대인 역보를 시공한 지점에서 붕괴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슬래브는 보가 아래서 떠받치지만 역보는 위에서 붙들고 있는 형태다. 붕괴 아파트에서는 역보가 붙드는 역할을 못하고 오히려 슬래브를 눌러 하중을 가중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언론브리핑을 통해 '역보 무단 설치'와 '동바리 무단 해체' 등 두가지가 붕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콘크리트 하중을 역보로 지지한 지점에서 붕괴가 일어났다는 점을 토대로 당초 계획과는 다른 역보 설치가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붕괴사고가 난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바닥면 공사에는 동바리 7개, 역보 7개가 각각 설치됐고, 역보가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beam)는 슬래브 하부에 설치돼 슬래브의 하중을 기둥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전 슬래브의 원형을 만들기 위해 천장면을 지지하는 직사각형 모양의 수평보다.

그런데 이 보가 거꾸로 설치된 걸 역보라고 부른다. 특수한 현장여건이나 의도적인 설계에 의해 슬래브 상부에 보가 설치되는데, 슬래브가 보에 매달린 형태가 되지만 철근 배근방법을 바꾸는 등 구조적으로 이상 없어야 시공할 수 있는 게 역보다.

슬래브 위에 보가 설치되는 경우로 주로 슬래브 하부에 보가 설치되면 천장 높이가 낮아지거나 설비배관 등의 설치가 어려울 경우 역보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201동의 역보 건설 과정에서는 철근을 넣지 않고 제작하는 무근 콘크리트 방식으로 제작됐고, 역보의 자체 중량도 수십톤에 달한다는 점에서 경찰이 붕괴사고 원인을 이곳에서 찾고 있다.

타설 작업이 진행되는 39층 천장면의 층고가 서로 달라 역보를 설치하면 인부들이 PIT층(난방배관, 우수, 오수 배관 등을 청소와 수리를 할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 있는 층)에서 작업할 여유공간이 생긴다는 이점이 있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때문에 경찰은 자체 중량이 수십톤에 이르는 역보로 인해 최초 붕괴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한 달 전 201동과 동일하게 203동 39층에서도 거푸집이 주저앉는 붕괴 전조 증상이 발생했지만, 역보가 아니라 동바리로 설치돼 있어 붕괴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측이 공기에 쫓겼고, 설비공사 등 후속작업을 위한 공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표준 시방서를 어기고 역보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조영일 광주경찰청 형사과장은 "명확한 붕괴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과학적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현재까지 수사를 진행한 결과 2가지가 붕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의 23층부터 38층까지 일부가 무너져 내려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6명 중 1명은 숨진 채 수습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