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전환되면서 방역당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방역조치를 조정했다.
백신접종자들에 대한 자가격리 기준을 완화하기도 했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확대하는 등 방역조치가 더 강화된 부분도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오미크론에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시행 중인 방역패스를 폐지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 또한 시기에 차이는 있지만 이스라엘처럼 방역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의견이다.
◇방역 체계 효율화, 청소년은 방역패스로 강화
지난 25일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오미크론이 본격적으로 델타를 대체하면서 당분간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2~3배 강한 반면 치명률은 약 5분의 1수준이다. 정부는 늘어날 경증환자에 대한 재택치료를 확대하고 격리기간을 줄이는 등 방역조치를 효율화해 고위험 중증 환자 치료를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고 있다.
또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청소년 확진자 발생 억제를 위해 3월부터는 청소년 방역패스를 시행하고, 접종을 독려하기로 했다. 25일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중 18세 이하 청소년 확진자는 2438명으로 전체 확진자 중 29.2%다.
◇이스라엘, 방역 패스 폐지 검토…"오미크론에 효과 적어"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발급하는 그린패스 제도 폐지를 검토 중이다. 오미크론 확산에 그린패스 제도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코로나19 자문위원회는 전날 그린 패스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다중이용시설 출입에 항원 검사 등을 사용해 감염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했다.
◇방역체계 결국 완화 전망…독감수준 치명률 더 내려갈 것
국내 전문가들도 방역체계가 결국에는 이스라엘처럼 완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스라엘 정부의 방역패스 폐지 검토에 대해 "백신 4차 접종까지 실시했으나 오미크론을 다 예방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백신 접종이 오미크론 중증화를 막는 효과는 있지만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는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치명률이 독감 수준까지 내려갔고 경구치료제를 잘 쓰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고위험군이 감염시 바로 치료제를 투여하고 병원에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방역을) 시행하면 확진자가 10만, 20만이 돼도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 또한 "방역당국이 밝힌 오미크론 치명률 0.16%라는 숫자는 의미가 크다. 독감 치명률이 0.1% 수준인데 오미크론의 0.16%에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효과는 포함이 안됐다. 앞으로 대규모 처방·투약이 가능하다면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들의 위중증 비율을 많이 낮춰 치명률이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잘 지켜져 위험이 덜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할 경우 체내에 들어오는 바이러스가 적어 그만큼 가볍게 않고 지나갈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들어온 바이러스가 적어 복제되고 퍼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리면 그만큼 면역체계도 이에 대응해 이겨낼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속하게 검사를 해서 감염자를 빨리 발견하고 고위험군을 보호할 수 있으면 이스라엘처럼 개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스라엘은 오미크론 불확실성 제거…"우리는 아직 초기"
백 교수는 다만 이스라엘의 경우 이미 오미크론 유행이 한풀 꺾여 이제 오미크론 유행이 시작 단계인 우리나라에 비해 불확실성이 제거된 부분이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미크론 점유율이 이제 50%를 넘어 향후 정점이 얼마나 빨리올지,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가 얼마나 발생할지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지금은 좀 긴장하고 방역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백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이른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내 백신 접종률이 높고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국민들이 방역 지침을 잘 준수하고 있어 오히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천천히 이 위기를 넘기는 상황이 와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행이 커지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백 교수는 "우린 3000명대에서 8000명대로 갔지만 다른 나라들은 2~3배가 아닌 수십배씩 증가한 경우도 있다. 일본처럼 100명대에서 갑자기 5만명대로 가는 것도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며 "정점이 어딘지 쫓아가며 의료체제가 계속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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