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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LG '업 가전'

구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6 18:01

수정 2022.01.26 18:58

LG전자는 25일 고객이 가전제품을 구매한 후 지속적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혁신적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UP가전'을 선포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류재철 부사장이 UP가전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사진=뉴스1
LG전자는 25일 고객이 가전제품을 구매한 후 지속적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혁신적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UP가전'을 선포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류재철 부사장이 UP가전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사진=뉴스1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이윤은 기업가의 혁신의 대가라고 봤다. 1912년에 발표한 '경제발전론'을 통해서다.
요컨대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를 자본주의 역동성의 원천으로 본 것이다.

그의 가설이 다 맞아떨어졌다고 확언할 순 없다. 다만 혁신 없이 안주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음은 수많은 대기업들이 명멸한 세계 각국의 현실에서 이미 입증됐다. 이는 한때 미국에서 록펠러 다음의 부호로 꼽혔던 '철도왕' 코르넬리우스 밴더빌트의 입지전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뉴욕 맨해튼을 오가는 보트에 승객이 있든 없든 정시운항하는, 사상 초유의 역발상을 했다. 수지를 맞추려고 손님이 웬만큼 차야 운항하는 고정관념을 깨자 시간에 쫓기는 승객들이 그의 배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세계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이끄는 LG전자가 25일 '업(UP) 가전'이란 새 화두를 던졌다. '당신에게 맞춰 계속 더 좋아지는 가전'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새 가전을 사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처럼 필요한 기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 앱으로 트롬 건조기 오브제컬렉션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날씨와 옷감 종류에 딱 맞는, 세탁과 건조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식이다. 늘 신제품을 쓰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고객으로선 반기지 않을 이유는 없겠다.

기업 입장에선 모험이다. 제품을 사지 않고 새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면 교체주기가 길어져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점에서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스마트폰도 교체주기가 길어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각종 신가전과 프리미엄 가전을 선보이며 월풀을 제치고 세계 백색가전 시장 1위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취에 자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LG전자의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kby777@fnnews.com 구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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