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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가 많아진 레바논전, 더 좋은 축구 할 수 있는 벤투호에게 더 큰 타격

뉴스1

입력 2022.01.27 06:04

수정 2022.01.27 14:11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레바논 시돈 사이다 시립 경기장에서 27일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레바논과의 경기를 앞두고 공식 훈련에서 김민재에게 엄지 손가락을 내밀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레바논 시돈 사이다 시립 경기장에서 27일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레바논과의 경기를 앞두고 공식 훈련에서 김민재에게 엄지 손가락을 내밀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푹푹 파인 잔디© 뉴스1
푹푹 파인 잔디© 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레바논 시돈 사이다 시립 경기장에서 27일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레바논의 경기를 앞두고 공식 훈련을 갖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레바논 시돈 사이다 시립 경기장에서 27일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차전' 레바논의 경기를 앞두고 공식 훈련을 갖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베이루트(레바논)=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에 많은 변수가 생겼다. 두 팀 모두를 힘들게 만드는 환경이라면 평소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었던 쪽이 더 큰 타격을 받는다.
물론 그 팀은 한국이다. 조심해야 한다.

벤투호는 27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시돈의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레바논을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른다.

레바논전을 앞두고 한국에 다양한 변수가 들이닥쳤다. 우선 레바논을 입성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한국은 터키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마친 뒤에도 레바논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훈련 인프라가 부족하고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 레바논 대신 시차와 환경이 비슷한 터키에서 의도적으로 더 오래 머물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나쁘지 않은 계획이었으나, 하필이면 이 시기 이스탄불에서 기록적 폭설이 내리는 변수가 생겼다.

이미 빠듯한 일정이었던 대표팀은 부랴부랴 대체 항공편을 구해 레바논 시간 기준 경기 전날 새벽에야 도착했다. 외부 요소 탓에 출발부터 꼬인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이번앤 경기를 치르는 시돈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의 잔디가 말썽이다. 보통 잔디를 이유로 들면 '핑계'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쉬운데, 이번엔 아니다. 이 곳 잔디 상태는 객관적으로 살펴도 경기에 큰 영향을 줄 만큼 심하게 훼손됐다.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듬성듬성 파인 곳이 많고 경기 2일 전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센 폭우가 내려 잔디들이 물을 머금었다. 기자가 센터서클 주변을 발로 세게 밟았더니 갯벌처럼 쭉 밀려들어갔다.

공식 훈련에 앞서 잔디 상태를 점검하러 온 한 선수는 "여기서 축구가 가능한가?"라며 놀라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레바논은 경기 전날부터 경기 당일 밤까지 쉼 없이 비가 내릴 것이 예고돼 있다. 진흙탕 경기장이 밤새 더 많은 비를 품으면 실제 경기 날 잔디 상태는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

이반 하섹 레바논 감독은 "잔디 상태가 좋지 못한 건 인정한다. 날씨도 좋지 않다. 하지만 그건 두 팀 모두에게 똑같은 조건"이라며 잔디나 폭우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더 나은 조건과 상황을 갖고 있던 한국에게 똑같은 조건이 되는 건 공평한 게 아니다.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4승2무(승점 14)로 무패행진을 이어오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터키 전지훈련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여러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만드는 짧은 패스 플레이와 공간 침투 등이 물오를 때도 물올라 있었다.

이러면 한국이 가진 장점이 제대로 발휘되기가 어렵다. 실력이 앞섰다고 해서 우세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를테면 레바논과 한국 모두 폭우와 '진흙 잔디'에 막혀 운에 의존하는 장면들이 나올 수도 있는데, 굳이 운에 기대지 않아도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얻을 준비를 마쳤던 한국에겐 반갑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기술보다 힘을 중시하는 레바논의 스타일이 더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은 이와 같은 모든 상황을 미리 읽은 듯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잔디에 적응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
필요시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 그걸 해내는 능력도 보여줘야 한다"면서 변수 속에서도 승리를 얻겠다는 강한 의지를 출사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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