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플라스틱 품질 그대로 '화학적 재활용' 뜬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27 16:53

수정 2022.01.27 17:15

높은 투자비·기술력 요구되지만
기존 기계적 방식 단점 보완 가능
SK케미칼 발빠르게 상용화 나서
롯데케미칼·LG화학 "공장 신설"
SK지오센트릭은 美기업과 손잡아
SK케미칼이 상용화에 나선 화학적 재활용 생수병
SK케미칼이 상용화에 나선 화학적 재활용 생수병
최근 석유화학업체들이 앞다퉈 '화학적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용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이른바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이 필수 과제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나눌 수 있다. 그동안 대세는 이미 상업화돼 진입 비용이 적은 기계적 재활용이었다.

하지만 재활용을 거듭할수록 질이 떨어지고 플라스틱이 오염돼 있거나 재질별로 분류가 어려운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화학적 재활용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은 수천, 수만개 분자들이 모여 구성된 고분자 물질인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기존 원료였던 단위체 형태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이 원료로 재탄생하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이제는 기업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투자에 나선 것이다.

SK케미칼은 한 발 빠르게 화학적 재활용 페트(PET)인 '스카이펫 CR' 상용화에 나섰다. SK케미칼은 이달부터 제주 삼다수(제주개발공사)에 화학적 재활용 페트병을 공급한다.

롯데케미칼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까지 11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공장을 신설한다. 더 나아가 오는 2030년까지 화학적 재활용 패트 생산량을 연 34만t 규모로 늘려 기존 울산 페트 공장 전체를 화학적 재활용 페트 공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도 2024년 1·4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간 2만t 규모로 건설한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하는 재생 연료로,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영국의 무라 테크놀로지와 협업한다.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도 미국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2024년까지 울산에 폴리프로필렌(PP)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산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한 재생 PP를 연 6만톤 가량 생산하며 SK지오센트릭은 이 재생 PP를 국내 독점 판매하게 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0년 90만t에 그친 전세계 화학적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30년 410만t으로 4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학적 재활용 페트의 경우 국내외 식음료병과 식품 포장 필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섬유 용도, 배달 용기로도 활용할 수 있어 매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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