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현역 은퇴하고 싶다."
지난 2021년 1월, 롯데 자이언츠와 2년 계약을 체결한 이대호(40)는 우승의 한을 풀고 정상에서 떠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해 하위권을 맴돌더니 8위에 그쳤다. 이제 이대호가 우승에 도전할 기회는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
이대호가 2001년에 입단한 롯데는 KBO리그 최고 인기 구단이지만 성적은 인기만큼 받쳐주지 않았다.
'9구단' NC 다이노스와 '10구단' KT 위즈가 창단 10년도 안 돼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신흥 명문 구단의 기틀을 다질 때도 롯데는 뒷걸음질만 했다. NC가 KBO리그에 참여한 2013년부터 롯데의 가을야구는 2017년, 딱 한 번 있었다. 어느덧 만년 하위권, 약팀 꼬리표가 붙었다.
그런 롯데에게 2022년은 특별한 시즌이다. 영구결번을 예약한 '롯데 최고의 타자' 이대호가 현역으로 뛰는 마지막 시즌이다. 롯데 팬들은 이대호가 지난해 KT의 통합 우승을 이끈 유한준처럼 우승의 꿈을 이루고 화려하게 은퇴하는 모습을 보기를 희망한다.
롯데 선수단도 30년 동안 응어리가 쌓인 우승의 한을 풀어 떠나는 이대호에게 멋진 선물을 해주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투수 김건국은 "이대호 선배는 선수들에게 정신적 지주다. 모든 선수들이 이대호 선배의 마지막 시즌을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야수 나승엽도 "이대호 선배와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고 싶다. 이를 위해 내가 도움이 될 일이 있다면 꼭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롯데가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췄는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우선 롯데는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외부 보강에 힘쓰지 않았고, 오히려 타격머신 손아섭을 NC에 뺏겼다. 손아섭의 보상선수로 불펜 투수 문경찬을 지명했으나 타선의 무게가 떨어진다.
야구계는 올해 롯데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A해설위원은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롯데는 우승을 바라볼 전력도 아니다. 선수층이 얇아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가 크다. 현재 드러난 전력만 따지면 지난해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며 "롯데 구단이 여러 대안을 준비했으나 주요 선수들의 이탈은 분명히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겨우 내 변화가 큰데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리그 최고 수비 실력을 갖춘 딕슨 마차도를 내보내더니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와는 재계약에 실패했다.
B해설위원은 "대체 불가능한 마차도의 이탈이 롯데에 가장 큰 타격이라고 생각한다. 롯데는 이를 대비해 트레이드를 통해 이학주를 영입했지만, 이학주가 지금껏 보여준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마차도의 빈자리를 메우기가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마차도는 지난 2시즌 동안 공격력이 떨어져도 뛰어난 수비력으로 롯데에 크게 기여했다. 가뜩이나 롯데는 선발진이 강하지 않은 팀인데 마차도가 없는 내야 수비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까"라며 "스트레일리의 이적도 호재보다 악재가 훨씬 많다. 새 외국인 투수인 글렌 스파크맨과 찰리 반스가 낯선 리그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래도 롯데에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우선 지난해 5월11일 롯데 지휘봉을 잡은 래리 서튼 감독은 젊은 선수를 중용하고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강조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롯데는 서튼 감독 체제에서 승률 5할(53승8무53패)을 기록했다.
여기에 롯데의 안방인 사직구장도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탈바꿈중이다. 외야 펜스를 높이고, 홈 플레이트를 백스톱 쪽으로 이동하면서 홈런 개수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팀 홈런(107개) 6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사직구장에선 51개의 홈런을 때린 반면 상대팀에 홈런 72개를 허용했다. 롯데는 홈런 생산 능력이 다소 떨어져도 타율(0.278)과 안타(1393개), 2루타(266개)는 1위였다. 이에 맞춰 환경을 바꾼 것이다.
롯데의 한 투수는 "그동안 1점 차 상황에서 홈런을 맞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너무 신중하게 공을 던졌다. 그렇지만 이번에 외야가 넓어지게 되면서 피홈런에 대한 압박이 덜하다. 아울러 볼 배합을 바꿔 보다 공격적인 투구가 가능할 것 같다"고 사직구장의 변화를 반겼다.
B해설위원도 이에 대해 "롯데가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롯데가 화력으로 붙는다면 승산이 높지 않다. 팀 색깔에 맞춰 환경을 바꿔 보완하는 방식이 전략적으로 좋은 판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30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고 이대호와 멋진 피날레를 만들기 위해 내외적으로 변화를 택한 롯데는 2월2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실시,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나선다. 현역 마지막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는 이대호는 앞서 "팀의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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