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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가 담은 톱스타 그녀…더 보고 싶은 '서울' 이효리 [RE:TV]

뉴스1

입력 2022.01.30 06:02

수정 2022.01.30 06:02

티빙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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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김태호 PD가 지난 17일자로 MBC를 입사 21년만에 퇴사한 뒤 처음 선보이는 예능이 베일을 벗었다. 바로 29일 처음 공개된 티빙 파일럿 예능인 '서울체크인'. 이번 예능은 제주살이 9년 차의 이효리가 서울에서 스케줄을 마친 뒤 어디서 자고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갈지, 그의 서울 라이프를 담은 리얼리티 콘텐츠다.

'서울체크인'은 김태호 PD가 티빙에서 선보이는 파일럿 예능이자, 그간 그가 MBC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로 오랜 인연을 이어온 톱스타 이효리를 단독 출연진으로 내세운 예능이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파일럿 포맷으로만 보면 기존 관찰 예능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어떤 점이 특별할지도 궁금증을 더했다.

이날 베일을 벗은 '서울체크인'은 이효리의 2박3일을 밀착해 담아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효리가 'MAMA'에 13년 만에 무대에 서게 되면서 리허설을 소화하는 과정과 그가 서울에 올라와 찾은 인물이 누구인지 그 과정을 공개했다.
이효리의 2박3일을 단순히 따라가는 것만 같지만, '서울체크인'은 '제주' 이효리가 아닌 '본투비 연예인' '연예인들의 연예인'인 톱스타 이효리의 이면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서울과 제주라는 서로 전혀 다른 공간에서 달라지는 이효리의 솔직한 생각과 내면이 담겨 흥미를 더했다.

'서울체크인'은 이효리가 김포공항에 내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매니저를 만난 모습부터 시작한다. 이효리는 'MAMA' 무대를 위해 서울로 왔고, 리허설을 위해 도착하자마자 파주 공연장으로 향했다. 'MAMA' 무대는 이효리에게 여성 최초 호스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인기를 끈 댄스 크루의 리더들과 만나 리허설 무대에 섰고, 연습에 매진했다. 리허설 무대에서도 단연 빛나던 이효리였지만 오랜만의 공연에 스스로를 어색해 하거나, 댄서들의 에너지에 놀라는 모습도 내비쳤다.

리허설을 마친 이효리는 잠시 머무를 곳으로 엄정화의 숙소를 택했다. 엄정화 역시도 집 공사로 임시 거처를 마련해둔 상황. 이효리는 엄정화에게 자신이 리허설 무대에 섰을 때의 느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과거 '텐미닛' '유고걸' '배드걸' 무대 당시 느낌이지만 얼굴이 늙었고, 자신의 얼굴도 보기가 싫었다고 말했다. 후배들과 달리 자신은 이전처럼 에너지가 많지 않고 쉽게 지치기도 했고, 모두 아는 사이이고 세상이 바뀌었는데 자신만 같은 자리에 있는 것 같았다는 느낌도 이야기했다.

엄정화는 이에 진심으로 공감해줬다. 자신은 이미 경험했던 느낌이었다며 그를 위로했다. "나는 '디스코' 때 느꼈어, 네가 날 '유고걸'로 짓밟았잖아"라는 농담으로 유쾌한 분위기도 만들었다. 이효리는 엄정화가 40대에도 여성 댄스 가수로서 건재했던 시절에 새삼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엄정화는 아직 이효리가 젊고, 돌이켜보면 지금도 젊을 때라는 걸 알 것이라고 말해줬다. 이효리는 엄정화가 혼자 그 시간을 버텼을 것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엄정화는 그런 그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그러면서 이효리는 과거엔 자신이 최고였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이해심이 생겼다고도 털어놨다.

이효리는 자신이 이젠 철이 들어 '내가 최고'인 듯 무대를 꾸미기 어렵다고 했지만, 다음날 'MAMA' 무대에서 최고의 여성 솔로 가수다운 강렬한 무대로 모두를 압도했다. 이효리는 무대를 마친 뒤 엄정화와 정재형에게 또 한 번 자신이 지쳤고 늙어서 무대에서 흥을 느끼기 어려웠다고 토로하면서도, 무대에 올라가 후드를 벗는 순간부터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과거처럼 무대를 즐긴 이효리가 우려를 넘고 더욱 빛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이후 이효리는 두 사람과 소탈하게 배달 음식을 즐기며 'MAMA' 뒤풀이를 즐기는 소소한 모습으로 공감을 자아냈다.

다음날 이효리는 10년 만에 백화점 쇼핑에 나선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2박3일 일정에도 단벌로 옷을 챙겨온 이효리는 백화점 쇼핑에서 여전한 패션 소화력을 뽐냈지만, 결국 남편 이상순의 선물과 후드티 정도를 사는 것으로 쇼핑을 마무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찾아간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이효리는 엄정화가 부른 김완선, 보아, 화사와 만났고 여성 댄스 가수로서의 고충과 공감대를 이야기하며 즐거워 했다. 후배 보아가 고백한 압박감에 대해 안쓰러워하며 위로하다가도, 대선배 김완선 앞에서는 공손한 후배가 되는 모습으로도 반전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김태호 PD가 담은 '서울체크인' 속 이효리의 모습은 그가 결혼한 뒤 보여줬던 제주도에서의 여유롭고 친근한 이효리의 모습이 아닌, 여전히 댄스 가수로서 살기도 하는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이효리는 엄정화와 차를 타며 나눈 대화에서 "요즘 '도덕경'이라는 책을 보는데 본성에 따라서 사는 삶이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그게 맞는 삶이라더라"며 "화려한 거 좋아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런 걸 좋아하는 게 나의 본성인지 자연에 묻혀서 봉사하고 이게 본성인지 헷갈려"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엄정화는 "난 그게 둘다 너라고 생각해"라며 "하고 싶을 때 나와서 하고 그거보다 좋은 게 어딨어?"라는 현답을 들려줬다. 이효리는 "본성은 하나일 것만 같잖아"라고 말했지만, 엄정화는 "아니야 넌 다중이"라며 고민을 풀어주려 했다. 또 이효리는 매니저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무대에 대한 반응을 들려주며 "다들 울었대, 이효리가 그리웠나? 이효리로 안 산지 너무 오래됐다"고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여전히 내면에서 스타성이 꿈틀대는 이효리의 고민과 무대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서울체크인'은 맛보기로 서울에서의 이효리의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정규에서 이효리의 인간적인 매력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여성으로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고민 뿐만 아니라, 핸드크림을 바르고 남은 것을 얼굴에 바르며 스킨케어를 한다는 뜻밖의 소소하면서도 솔직한 고백들 또한 밀도 있게, 빈틈 없이 꽉 채워진 한 회였다. '아이콘'이었던 톱스타의 삶의 고민과 인간적인 매력이 모두와 공감대로, 또 위로로 공유될 수 있다는 것으로 유익했다.
한 회로 끝나기엔 아쉬운 '서울체크인'의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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