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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서방, 러 안보우려 무시…우크라, 나토 가입해 크림 공격시 전쟁"(종합)

뉴스1

입력 2022.02.02 03:52

수정 2022.02.02 03:5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2월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2월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2월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2월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 등 서방세계가 러시아의 핵심 안보 우려를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전쟁을 유도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와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그것은 이제 명백하다.
러시아의 근본적인 우려는 무시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회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 등 나토 동진 금지와 옛 소련국가에 나토의 공격무기 배치 금지 등 안보보장을 요구해 왔다. 이에 지난달 26일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에 서면 답변을 전달했지만, 러시아는 "주요 이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서방 세계의 답변이 2가지 핵심 안보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서 한 나라가 자국의 안보를 증진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를 희생시키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은 러시아의 안보를 약화시킬 것이라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무력으로 크림반도를 탈환하려 할 경우 나토와의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으로 군사작전을 시작한다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나토와 전쟁을 벌여야 하느냐. 누구도 그런 생각 안 해봤느냐. 보아하니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나토의 인프라를 단 1인치도 동부로 이동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폴란드와 루마니아, 발트해 국가 등을 언급, "오늘날 우리는 나토가 어디에 있는지 볼 수 있다. 그들은 한 가지를 말하고 다른 것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가입 배제 요구를 나토의 개방 정책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 "나토의 '오픈 도어(open door) 정책은 어디에서 왔느냐. 어디에 등록돼 있느냐. 어디에도 없다"라고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가할 목적으로 러시아를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주로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아니라 러시아를 봉쇄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자체는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것은 우리를 일종의 무력 충돌로 끌어들이고 그들의 유럽 동맹국들의 도움으로 지금 미국에서 얘기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가혹한 제재의 도입을 강요함으로써 다른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한 것을 거론했다.

유럽에선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 맺은 조약에 따라 사정거리 500∼5500㎞에 이르는 중거리 핵무기 배치가 금지됐다.

이에 양측은 1991년까지 2700기에 이르는 중거리 핵미사일을 해체했으나,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 2019년 이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미국에) 탈퇴를 하지 말라고 설득해 왔다. 이것은 세계 안보의 기본 원칙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루마니아에 이지스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축한 것 등을 언급하면서 "(이것은)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러시아가 전쟁 등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피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대화가 지속되길 원한다면서 모든 국가의 안보를 보호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쉽지 않지만 우리가 마침내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며 "그러나 오늘 나는 그것이 될 것이라고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조만간 모스크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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