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스타강사 김미경씨(57)는 지난해 6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공지능(AI) 인간을 주문 제작했다. 실제 모습을 촬영한 것을 바탕으로 만든 'AI 인간 김미경'이다. AI는 바쁜 김씨를 대신해 김씨의 유튜브 채널 'MKTV 김미경TV' 영상에 출연했다. 당시 영상을 본 구독자들은 모니터에 나오는 김씨의 모습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강의를 들었다. 김씨 특유의 힘 있는 목소리와 반달눈 눈매가 그대로 'AI 인간'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싸이더스스튜디오 엑스가 만든 '로지'가 큰 인기를 끌며 가상 인간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제작 가능한 '맞춤형 AI 인간' 시대가 열렸다. AI 전문 벤처기업인 마인즈랩의 AI 인공인간 'M1'이 그 중심에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인즈랩은 지난해 5월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모습을 골라 AI 인간을 만들 수 있도록 한 맞춤형 AI 인간기술 'M1'를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 되면서 존재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AI 챗봇' 이루다 사태로 'AI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AI 제작자의 꾸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인즈랩이 맞춤형 AI 인간을 만든 배경에는 '노동인구 감소'와 '일자리 양극화'가 자리한다. 인구절벽 현실화로 노동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노동자가 단순 일자리를 회피하고 더 높은 수준의 일에 집중하려는 점에 착안했다는 게 관계자 측 설명이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AI 휴먼 MI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마인즈랩은 이 MI를 활용해 Δ본인 얼굴을 본뜬 AI 제작 ΔAI 구매 후 영상 제작 Δ구매한 AI가 장착된 키오스크 제작을 하고 있다.
본인 얼굴과 똑같은 맞춤 AI 인간 제작의뢰를 원하는 이용자는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한 뒤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마인즈랩 스튜디오에 방문해 촬영을 한다. Δ10분간 프로필 이미지 촬영 Δ최소 30분 행동 영상 촬영 Δ1000문장 대본 읽기를 거쳐야 한다. 다음 단계에선 AI 학습 전문가가 영상 데이터를 이용해 AI 인간에 학습을 시킨다.
AI 구매 후 영상 제작을 선택하는 경우는 마인즈랩이 미리 만든 AI 인간 모델을 골라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이다.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은 Δ강사 Δ요리연구가 Δ안내원 Δ아나운서를 포함해 다양하다. 그중 인기 모델로는 '강사'가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등교가 일상화된 영향이다.
직접 고른 AI가 들어있는 키오스크를 구입하면 Δ도슨트 Δ안내원 Δ고객상담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별도의 딥러닝 과정을 거쳐 실시간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 지원되는 게 특징이다.
마인즈랩 AI 인간은 이용자 입맛대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활동중인 가상인간과 달리 '쌍방형 소통'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마인즈랩은 AI 인간에 쌍방향 대화기능을 넣어 오프라인 행사 MC에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김미경씨와 똑같은 AI 인간을 만들때, 마인즈랩은 AI에 자신이 쓴 저서를 읽히며 실시간 쌍방소통이 가능하도록 제작했다.
마인즈랩은 AI 인간을 둘러싼 윤리문제에 대비하고자 '욕설 필터'도 개발했다. 딥러닝 학습은 물론 AI 영상을 제작할 때 욕설과 같은 특정 단어가 들어가지 않도록 한 시스템이다. 마인즈랩 관계자는 "비속어가 최대한 들어가지 않도록 준비했다"며 "향후 욕설 관련 문제가 생기더라도 주문자 기록이 남기 때문에 바로 추적해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필터 알고리즘의 불완전함을 근거로 꾸준한 모니터링과 개선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기응 KAIST(한국과학기술원) AI 대학원 교수는 "제작사 자체 필터로 일부 욕설을 거를 수는 있겠지만 완전히 믿기는 어렵다"며 "우회적으로 드러낸 욕설이 있는 경우도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AI 혐오표현 논란'을 일으킨 챗봇 '이루다'는 성적 단어를 바로 쓰면 금지어로 필터링이 있었음에도 이를 악용한 이용자들이 성적인 표현을 돌려 말해 문제가 됐다.
단순히 특정 욕설을 거르는 것이 아닌 상황의 맥락을 읽는 알고리즘과 소비자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준비할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루다 논란은 동성애 옹호를 떠나서 상대방의 대화에 적절히 추임새를 넣다 불거졌다"며 "이용자의 음성, 생체 데이터 등 민감한 데이터 수집은 개인의 동의를 공개적으로 얻는다는 내용의 거버넌스(규범) 마련을 추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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