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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네이버·KB까지...빅테크-금융사들 가상자산 사업 '군침'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0 14:52

수정 2022.02.10 14:52

SK·KT·네이버·카카오 등 블록체인 사업
금융권도 CBDC 등 대응 위해 기술개발
[파이낸셜뉴스] 대형 정보기술(IT)기업부터 금융사까지 산업 구분을 가리지 않고 대기업들이 잇따라 블록체인·가상자산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시장 급성장에 맞춰 사업에 관심은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 탓에 사업화를 망설이던 대기업들이, 유력 대통령 후보들이 잇따라 가상자산 산업 육성 공약을 내놓으면서 본격 시장 진입에 나서는 모양새다.

KT, 다음달 NFT 유통플랫폼 베타 서비스
KT는 자사 및 그룹사 보유한 다양한 자산을 NFT로 발행해 유통하기 위한 플랫폼 'KT NFT 베타서비스(가칭)'를 다음 달 오픈한다. /사진=KT
KT는 자사 및 그룹사 보유한 다양한 자산을 NFT로 발행해 유통하기 위한 플랫폼 'KT NFT 베타서비스(가칭)'를 다음 달 오픈한다. /사진=KT

1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그룹사인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해 NFT를 발행하고 NFT를 유통하는 플랫폼 'KT NFT 베타서비스(가칭)'를 3월부터 시작한다. KT는 NFT 베타서비스를 통해 KT그룹이 직접 제작 및 유통하는 콘텐츠의 NFT를 발행하고 콘텐츠와 관련된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KT는 첫 NFT 발행에 웹소설·웹툰 콘텐츠기업인 스토리위즈의 콘텐츠를 활용한다. KT는 앞으로 스토리위즈의 다양한 콘텐츠를 NFT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KT그룹은 부동산, 스포츠 등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NFT와 접목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

KT는 블록체인 기반 사업 추진을 위해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DX플랫폼사업본부 내 블록체인기술담당과 블록체인사업담당에서 NFT를 비롯해 블록체인 기반의 지역화폐, 분산신원인증(DID) 시민증, 전자문서 보관 및 유통, 서비스형 블록체인(Blockchain as a Service, BaaS)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그룹도 최근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를 블록체인으로 선정하고 사업 및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SK㈜는 지난 해 말 NFT 기술기업 팜 NFT스튜디오의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또 SK텔레콤에서 분사한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는 분사 직후인 지난 해 11월 말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900억원을 투자, 지분 35%를 확보하며 화제를 모았다. SK스퀘어는 최근 SK그룹의 모든 서비스와 제품들을 메타버스 상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SK텔레콤이 지난 해 7월 선보인 '이프랜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자체 가상자산을 발행해 SK그룹 ICT 계열사들의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투자도 고려 중이다.

네이버·카카오, 빅테크도 시장 선점 경쟁

네이버 라인이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에서 링크(LINK) 결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링크 중심의 토큰 이코노미를 확장한다. /사진=라인
네이버 라인이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에서 링크(LINK) 결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링크 중심의 토큰 이코노미를 확장한다. /사진=라인

국내 빅테크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네이버 라인은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라인 블록체인(LINE Blockchain)'과 자체 가상자산 링크(LN)를 전면으로 내세워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 NFT) 생태계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라인 자회사인 라인페이는 오는 3월 16일부터 12월 26일까지 링크로 일본 라인페이 일부 온라인 가맹점에서 결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시범 운영 기간에 링크의 범용성과 편의성을 높여 결제 수단으로써 링크의 활용성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 해 말에는 글로벌 NFT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자회사 라인넥스트를 한국과 미국에 각각 설립했다. 라인넥스트는 라인 블록체인과 NFT를 기반으로 전세계 이용자에게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전파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과 창작자의 NFT 서비스를 지원하고 NFT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등 본격 NFT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에서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사업에 주력하는 그라운드X와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클레이튼' 사업을 전담하는 크러스트가 각각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톡 안에서 NFT를 전시하고 카카오 자체 가상자산인 클레이튼(KLAY)로 거래할 수 있는 '클립드롭스' 정식버전을 지난 해 12월 출시했다. 이용자들이 자신이 구매한 NFT를판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는 지난 해 12월 17일 오픈해 현재까지 2966건에 130만2000KLAY 규모로 거래됐다. 코인마켓캡 기준 클레이튼 현재 시세 1.24달러를 적용하면 총 2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크러스트는 최근 2022년 글로벌 확장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2022년 클레이튼의 과제는 게임 및 메타버스 프로젝트의 블록체인이 되는 동시에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생태계와 지속적인 통합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카카오가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글로벌 확장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5개 핵심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융권도 CBDC 등 조기 대응

KB국민은행은 CBDC, 가상자산, 지역화폐, NFT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충전, 송금, 결제 등을 지원하기 위한 '멀티에셋 디지털 지갑'의 시험 개발을 완료했다.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CBDC, 가상자산, 지역화폐, NFT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충전, 송금, 결제 등을 지원하기 위한 '멀티에셋 디지털 지갑'의 시험 개발을 완료했다. /사진=KB국민은행

금융권에서도 가상자산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해 12월 클레이튼 기반의 '멀티에셋 디지털 지갑(Multiasset Digital Wallet)'의 시험 개발을 금융권 최초로 완료했다. 이는 CBDC, 가상자산, 지역화폐, NFT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충전, 송금, 결제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달 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NFT 기반 가상자산 발행 및 거래 플랫폼 구축 공동사업, 전자문서 사업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사업을 하는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투자를 했고, SK텔레콤과 함께 분산신원인증(DID)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스테이블 코인 기반 해외송금 기술을 개발하고 개념증명(PoC)을 완료했다.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인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보안성이 높고 거래 비용이 낮아 향후 투자상품이나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기 좋다.

신한카드는 블록체인 기술회사 아이콘루프와 함께 종합생활금융 플랫폼 '신한플레이'에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인증(DID) 기술을 적용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향후 다양한 블록체인 신기술 영역으로의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최근 CBDC, NFT 등의 유통을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했다.
한국은행 CBDC에 대한 기술 검증도 마쳤다. 우리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해 블록체인 기술업체 코인플러그와 가상자산 수탁업체 디커스터디를 설립했다.


이 외에도 NH농협은행은 지난 해 9월 국내 블록체인 기술회사 헥슬란트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가상자산 수탁업체 카르도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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