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3사 경쟁 속 급팽창할까?

뉴시스

입력 2022.02.09 07:01

수정 2022.02.09 07:01

기사내용 요약
필립모리스. '수성' 위해 '아이코스 일루마' 출시할 듯
KT&G, 기기 1위 이어 스틱 1위마저 노려
BAT글로만로스, 90% 할인 등 기기 보급 총력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국필립모리스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의 더현대 서울 백화점 앞에 조성한 전자담배 흡연 공간(위), 일반담배 흡연 공간. 2021.11.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국필립모리스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의 더현대 서울 백화점 앞에 조성한 전자담배 흡연 공간(위), 일반담배 흡연 공간. 2021.11.2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올해 치열한 업계 경쟁 속에 급격하게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거나 판매가 부진했던 업체까지 올해 들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 편의성이 강화한 신제품이 잇따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전자담배 대명사'로 불리는 '아이코스'(IQOS)를 보유한 한국필립모리스다.

2년의 침묵을 깨고 올해 아이코스 기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공은 지난해 하반기 일본 시장에서 출시한 '아이코스 일루마'(IQOS ILUMA)와 전용 스틱 '테리아'(TEREA)다.

스틱을 블레이드에 꽂아 가열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기기 내구성 문제와 기기 청소 번거로움이라는 불편 사항이 근본적으로 해결됐다.

현지에서 "기존 아이코스와 완전히 다른 차세대 제품" "스틱을 가열하는 방식이 바뀐 덕에 맛도 한층 깊어졌다" 등 호평을 듣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일루마 국내 출시 시기나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 등에 관해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필립모리스가 2위(스틱 판매량 기준)와의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코스로 '히츠'(HEETS)를 소비하던 기존 소비자들을 재공략하는 동시에 신제품을 통해 일반담배 흡연자들의 신규 전환 수요까지 흡수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확대·장악하려고 한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 3 듀오 문라이트 실버'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 3 듀오 문라이트 실버' *재판매 및 DB 금지
2위 KT&G도 국내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KT&G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와 협력해 지난해 12월까지 22개국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해 성가를 높여 자신감을 탑재한 상황이다.

KT&G는 지난해 국내에서도 전자담배 기기 '릴'(lil)과 전용 스틱 '핏'(Fiit)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 올렸다. 스틱은 한국필립모리스에 아직 뒤져 있으나 기기 판매량은 오히려 우위에 있다.

KT&G가 올해 아이코스 신제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릴 솔리드 2.0' 후속 제품을 예상보다 일찍 출시하면 소비자 선택 폭이 더 넓어지고, 전체 담배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군 점유율도 15%를 너끈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KT&G '릴 솔리드 2.0' 디바이스 2종
KT&G '릴 솔리드 2.0' 디바이스 2종

3위 BAT글로만로스는 전자담배 분야에 역량을 쏟아 올해를 '부진 탈출 원년'으로 삼을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9월 온라인에서 선보인 '글로 프로 슬림'(glo pro slim)이 선봉장이다. 상품명처럼 '경량화'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BAT는 자사 기기를 최대한 보급하는 데 바쁘다.

지난달부터 '글로 프로'를 공식 웹사이트, 카카오톡 스토어 등 온라인 채널에서 무려 90% 할인해 판매 중이다.

1월 글로 프로 슬림 판매를 시작한 편의점을 필두로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늘릴 계획이다.

이는 KT&G와의 격차부터 줄이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BAT로스만스가 17일 서울 여의도 IFC몰 노스아트리룸에 설치된 팝업스토어에서 공식 출시를 앞둔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글로 프로 슬림(glo pro slim)을 선보이고 있다. 2021.09.1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BAT로스만스가 17일 서울 여의도 IFC몰 노스아트리룸에 설치된 팝업스토어에서 공식 출시를 앞둔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글로 프로 슬림(glo pro slim)을 선보이고 있다. 2021.09.17. mangusta@newsis.com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역사는 한국필립모리스가 2017년 5월 '아이코스'를 내놓으면서 시작했다.

같은 해 하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4.2%에 불과했으나 2018년 9%대로 올라섰다.

2019년 상반기 11%를 훌쩍 넘겼지만, 같은 해 하반기 9.5%로 주춤했다.

2020년 10%대로 회복세를 보인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12%를 기록하면서 반전 토대를 놓았다.

1월 말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1년 담배 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12.7%를 기록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 편의점 체인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하반기 담배 제품 판매량 중 궐련형 전자담배 비중이 15%를 돌파했다. 올해 안에 정부 통계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이 15%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국내 상당수 흡연자도 이제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유해 물질 발생량이 20분의 1에 불과하고, 인체 노출 정도도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선진 규제 당국이 전자담배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본격화 하는 점은 일반담배 흡연자들의 전자담배 불안 심리를 제거해 전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FDA는 최근 1~2년간 검증된 전자담배에 대해 '새로운 담배 제품 시판 전 판매'(PMTA), '위해 저감 담배 제품'(MRTP) 등 인가를 내주면서 비연소 제품이 불에 태우는 일반담배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국내 규제 당국이 우려하던 비흡연자가 일반담배보다 거부감이 적은 전자담배를 통해 흡연을 시작하는 '게이트웨이 효과'(Gateway Effect)도 사실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전자담배 시장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


2017년 이후 기재부의 담배 시장 통계를 보면 전자담배는 새로운 흡연자를 만들면서 시장을 키운 것이 아니라 일반 담배 수요를 대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자담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35%를 넘어선 일본에서는 그해 1분기 일반담배 판매량이 2016년 같은 기간보다 42%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규제 당국이 전자담배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고려해 볼 만한 환경이 형성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에서 전자담배 시장은 일본 못지않게 급성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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