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아이디어 vs 범죄가 업적이냐' 의견 갈려
【파이낸셜뉴스 익산=강인 기자】 전북 익산시장에 도전하는 김성중 전 익산경찰서장이 조폭박물관을 건립하자고 제안해 논란이다.
김성중 익산시장 후보는 지난 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익산이 조폭도시라는 오명을 브랜드 삼아 ‘조폭박물관’을 세워보면 어떨까 생각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온라인상에서는 참신하고 기발한 발상이라는 찬성파와 범죄자들을 위한 박물관 건립은 적절치 않다는 반대파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 올린 ‘교도소 옆, 조폭 박물관’ 글에서 “지난 7일 새벽 익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관내 조폭 폭력배 2개파 조직원 30여 명이 패싸움을 벌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운을 뗀 뒤 “조직폭력배는 이권과 이익을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 조직을 말하는데, 익산에는 배차장파·구시장파·삼남배차장파·역전파·중앙동파 등 6개 파가 있다고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1980년대 왕성하게 활동한 조폭들은 1990∼2000년대 정부의 '범죄와 전쟁'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당시 전국적으로 위세를 떨쳐 목포, 광주와 함께 익산을 3대 조폭 도시로 오명을 쓰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엉뚱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이런 오명을 브랜드 삼아 익산에 '조폭 박물관'을 세워보면 어떨까 한다"며 제안했다.
앞서 영화 '홀리데이' 촬영을 위해 익산시와 영화제작소가 손잡고 세운 성당면의 국내 유일 교도소 세트장이 지금은 전국적으로 관련 영상물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조폭 박물관도 익산을 알리고 조폭 문화를 근절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김 후보 제안에 온라인에서는 ‘재미있고 기발한 발상’, ‘도시 이름이 이리에서 익산으로 변했어도 조폭은 여전히 존재해 안타까웠는데, 조폭 도시 익산에 걸맞은 생각’ 등 찬성하는 댓글이 달렸다.
반면 ‘조폭 도시라는 나쁜 이미지가 있는데, 박물관까지 만들어 홍보한다면 익산을 두 번 죽이는 꼴’, ‘조폭의 활동이나 계보, 조폭들이 쓰던 연장 등을 전시한다고 해서 익산의 자랑거리가 되느냐’는 반대 의견도 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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