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롯데쇼핑을 따돌리고 그룹 내 서열 1위에 올라섰다. 국내외 인수합병을 포함한 적극적인 투자로 몸집을 불린 결과물이다. 전기·전자 등 전방 산업 수요 확대와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료 가격의 차이) 개선 효과도 실적 호조세로 이어졌다.
◇ 사상 최대 매출 달성…롯데쇼핑 앞질러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45.7% 증가한 17조805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몇년 간 매출 15조원의 정체기를 보냈으나 지난해 전방 산업 수요 확대로 박스권 탈출에 성공했다.
특히 롯데그룹 내 매출 1위를 이어온 롯데쇼핑을 따돌렸다. 과거 롯데쇼핑은 매출액이 3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그룹 내 입지가 굳건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조5812억원이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국내외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꾸준히 키웠다. 대표적으로 2010년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사인 타이탄케미칼(롯데케미칼타이탄)을 인수했다. 동남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지난해 매출 2조7222억원을 달성했다.
또 201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정밀화학을 사들였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의 지분 32.22%(831만3967주)를 보유한 1대 주주다. 롯데정밀화학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1조8201억원)을 달성하며 롯데케미칼의 실적 호조에 크게 기여했다.
◇ 신사업 투자로 지속가능성장 토대 마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성장하는 롯데케미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말 그룹 인사에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에게 부회장을 달아줬다. 올해초 그룹 사장단회의에선 화학분야의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당부했다.
롯데케미칼은 신사업을 향한 적극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전기차 배터리 유기용매 생산시설을 짓고 전기차 수요 급증에 대응한다. 수소 사업을 위해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교현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 키우기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사업은 수소·배터리·플라스틱리사이클·바이오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병행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익성 확보는 과제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6%다. 호황을 이뤘던 2016년(19.2%)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화학군 수요 감소에 공급량 증가가 맞물렸기 때문이다.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국내외 석유화학 수요의 꾸준한 증가와 수급 여건 개선으로 점진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며 "미래 신사업을 추진해 지속가능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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