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스켈레톤 윤성빈(강원도청)이 트레이드 마크인 아이언맨 헬멧 대신 평범한 검은 헬멧을 쓰고 베이징 올림픽 1차 시기를 마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그의 특별한 헬멧을 승인하지 않았다.
윤성빈은 9일 중국 옌칭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싱글 1·2차 시기에서 합계 2분02초43의 기록으로 25명 중 12위에 머물렀다.
1차 시기에서 후반 실수가 나와 1분01초26(13위)에 그쳤던 윤성빈은 2차 시기에서는 1분01초17로 기록을 단축했지만, 선두 크리스토퍼 그로테어(독일·2분00초33)에 2초10이 뒤졌다. 스켈레톤은 11일 같은 장소에서 3~4차 시기를 통해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평창 올림픽에서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금메달을 획득,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던 윤성빈은 이번 올림픽을 앞둔 출정식에서 "항상 그래왔듯, 이번에도 당연히 아이언맨 헬멧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본 무대서 그의 상징과도 같은 헬멧을 쓰지 못했다. 윤성빈은 방송 인터뷰에서 "IOC 승인이 필요했는데 거절당했다"며 "어쩔 수 없었다. 7~8년 정도 계속 쓰고 경기를 했는데 (오늘 못 쓰다 보니)실제 경기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어색해했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윤성빈의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1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IOC에서 윤성빈의 헬멧이 (아이언맨 제작사인) 마블코믹스를 연상시킨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 특정 회사를 연상시키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평창 대회 때는 대회를 마친 이후에도 크게 이슈 삼지 않았다. 이후 최근까지 진행된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IOC 공식 입장이 그렇다보니 우리도 받아들여야했다. 안타깝지만 11일 경기에서도 아이언맨 헬멧은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 나선 중국 선수들은 특별한 무늬가 있는 헬멧을 착용했지만, 그건 윤성빈과 달리 특정 회사를 연상시키지 않아 착용할 수 있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지 트랙에서 연습 레이스를 펼칠 때까지만 해도 아이언맨 헬멧을 착용했던 윤성빈은 7일 IOC로부터 이와 같은 입장을 들었고, 후발대로 베이징에 합류하는 썰매 대표팀을 통해 부랴부랴 서브 헬멧을 공수해야만 했다.
부상과 현지 적응 시간 부족으로 애를 먹던 윤성빈은 상징과도 같던 아이언맨 헬멧마저 쓰지 못하는 또 다른 악재 속에 3~4차 시기를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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