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K팝 열풍'의 중심에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 이들은 강렬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전세계 음악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요즘엔 단순히 무대 위에 서는 것을 넘어 소속 그룹이 소화할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하는, 이른바 '아티스트돌'도 늘었다. 실력파 아이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K팝 글로벌 광풍에 긍정적 신호다. <뉴스1>은 [아이 메이드] 코너를 통해 '아티스트돌'을 직접 만나 음악과 무대는 물론, 그간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도 들어보고자 한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아이 메이드]의 열한 번째 주자는 보이그룹 빅스(VIXX) 멤버이자 솔로 래퍼로 활발히 활동 중인 라비(29)다. 그는 작곡가, 프로듀서를 넘어 레이블 그루블린과 더 라이브의 수장으로도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10대 때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했던 라비는 자연스레 곡 작업에도 관심을 가졌다. 18세 때 가사를 쓴 게 '작가 라비'의 시작이었다. 독학으로 공부하며 음악을 만들었던 그는 팀의 두 번째 싱글 '록 유어 보디'(Rock Ur Body) 작사 크레디트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린 뒤 꾸준히 '셀프 메이드' 곡과 가사를 세상에 내놨다. 2016년에 첫 싱글 '댐라'(DamnRa)로 솔로 음악을 선보인 그는 이후 '밤'(BOMB), '너바나'(NIRVANA), '라이브'(live), '턱시도'(TUXEDO), '리미트리스'(LIMITLESS), '록스타'(ROCKSTAR) 등 다채로운 색을 지닌 노래들을 꾸준히 내며 라비라는 아티스트의 저력을 보여줬다.
라비는 스스로 특출 나거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뮤지션은 아니라고 말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열심히 해왔을 뿐이라고. 이러한 그의 노력은 200개가 넘는 자작곡을 탄생시켰고, 덕분에 라비는 아이돌 저작권 등록수 1위에 올랐다. 이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라비라는 뮤지션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기록들이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이보다 본인의 음악색을 더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러한 라비의 바람을 반영한 앨범이 8일 발매된 정규 2집 '러브 앤드 파이트'(LOVE&FIGHT)다. 사랑하는 모든 존재에 온 마음을 다하고, 맞서야 하는 모든 것 앞에 날을 세워 부딪힐 것이라는 주제를 담은 곡을 유기적으로 구성했다. 라비는 "이번 앨범을 만드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고, 그만큼 높은 완성도를 추구했다"라며 "스스로 이렇게 결과물에 만족하는 게 처음이라 애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한 '러브 앤드 파이트'가 라비라는 뮤지션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일 것이라고 자신하며, 이번 앨범을 통해 '솔로 뮤지션' 라비의 아이덴티티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본인의 자리에서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없다는 라비. 성실한 아티스트이자 작가인 그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아이 메이드】 라비 편 ①에 이어>
-작사, 작곡, 편곡 중 어떤 작업이 제일 매력적인가.
▶각각의 매력이 다르다. 개인적으로 멜로디와 가사는 일체화돼 있다고 느낀다. 작업할 때 보면 이 멜로디에 이 가사가 붙고, 음절의 가짓수와 배치 등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을 때 더 빛나는 게 있다. 그런 걸 잘 잡아야 매력적으로 느껴지는데, 전체적으로 정리를 잘하려면 작곡하는 사람이 작사까지 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다.
-곡을 만들 때 대중성을 확실히 잡거나, 음악성을 제대로 보여주라고 하지 않나. 그 사이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작업을 하는지.
▶1~2년 전까지는 대중성을 잡으려 했다. 성과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비♡', '파라다이스'(PARADISE) 등이 그렇게 만든 곡이다. 그런데 이게 노린다고 되는게 아니더라. 내부적으로 '남의 옷을 입은 것 같다'는 피드백이 많았고, 나도 그 의견에 공감했다. 대중성이 있다는 게 단순히 노래가 쉬운 그런 영역이 아니었다. 요즘 대중은 다양한 장르의 곡을 접해 음악적 소양이 무척 깊다. 많은 분들이 음악을 사랑하고 다양하게 즐기시는구나를 깨닫고, 이젠 내 음악색을 만드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작업을 한다.
-곡을 쓴 뒤 주변 음악인들에게 피드백을 얻기도 하나.
▶함께 곡을 만드는 프로듀서들에게 피드백을 얻는다. 이번 앨범은 프로듀서 퍼프(PUFF), 유스(YUTH)와 가장 많은 피드백이 오갔다. 회사 아티스트인 시도(Xydo)와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또 곡 피처링에 참여해주는 분들에게도 만들고 있는 곡을 들려드리고 피드백을 받은 뒤 서로 의견을 좁혀간다.
-그동안 작업한 곡들을 보면 피처링진도 화려하다. 신에서 떠오르는 이들과 바로바로 협업하는 걸 보면 항상 음악계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작업하는 걸 좋아한다. 또 잘한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과 작업을 해야 만족하기도 한다. 쿠기도 첫 앨범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함께 작업을 한 아티스트고, 식케이도 더블 싱글을 냈을 때부터 좋아해서 같이 작업하고 그랬으니까. 이렇게 함께했던 친구들이 잘 되면 좋고 또 그게 내게 자극을 주기도 한다.
-이젠 '작곡돌'을 넘어 프로듀서로도 활약하고 있다. 곡 작업을 할 때 차이가 있는지.
▶내 곡을 쓸 때는 색을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작업을 한다.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작업할 때는 기존에 나온 곡을 들어보고 가수가 내는 음역 안에서 음색을 캐치하려고 노력한다. 이 아티스트에게 뭘 기대할까, 이 사람은 뭘 하고 싶은가 사이에 균형을 찾으려 하고. (대중이) 안 좋아할 것 같아도 아티스트가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최대한 드러나게 도와주는데, 사실 이런 부분은 잘 고민해야 된다. 아티스트를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단점이 부각되거나 공감대가 없는 접근을 할 수도 있으니까. 잘할 수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휘인의 솔로 앨범에도 프로듀서로 참여하지 않았나. 작업 과정이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휘'는 앨범 단위로 소비될 수 있는 유기성 있는 앨범으로 만들고 싶었다. 타이틀곡이 잘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앨범 자체가 '믿고 듣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랑받았으면 했다. 휘인이가 몰입감 있는 목소리를 지니고 있고, 뮤지션으로서 다채로운 색을 가져서 가능할 것 같았다. 이번 앨범 곡 작업도 참여하고, 녹음 디렉팅도 보면서 온전히 프로듀서의 역할을 했다. 타이틀곡도 내가 참여한 곡이 채택돼서 부담도 됐지만, 앨범 발매 후 피드백을 보면 의도한 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듯해 다행이다.
-본인이 작업한 곡들 중에서도 '빨리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한 곡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1년 전부터는 그나마 스스로 만든 곡에 만족도를 갖게 됐다. 지난해 6월 발표한 내 솔로곡 '카디건'(CARDIGAN)과 이번에 발표한 정규 2집 '러브 앤드 파이트'(LOVE&FIGHT), 에일리 누나의 '가르치지 마', 휘인 솔로 앨범 '휘'(WHEE) 수록곡 등이 좋았다. 정규 2집에 '이제 나를 좀 알 거 같다'는 문장을 썼는데, 부족한 시간을 오래 보내고 난 뒤 이제야 완성도 있는 노래를 만든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최근 1년 동안 낸 곡은 만족했다.
-그동안 본인이 작업한 곡 중 '온리 원'을 꼽아달라.
▶정규 2집 수록곡 '바이러스'(VIRUS)다. 들었을 때 벅차오르고 의도가 잘 전달될 것 같다.
-대화를 나눠 보니 정규 2집 '러브 앤드 파이트'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것 같다. 신보로 얻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
▶그동안 다양한 음악을 해와서 '라비'하면 떠오르는 명확한 사운드는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정규 2집은 전체적으로 큰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어서 이를 통해 '라비하면 떠오르는 소리는 이거구나'를 알리고 싶다. 이번 앨범은 리얼 악기도 많이 사용해 사운드에 신경 썼다. 솔로 뮤지션으로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냈으니 이를 알아주셨으면 한다.
-아이돌로 성공하고, 솔로로 자리 잡고, 그루블린과 더 라이브 두 레이블의 수장도 됐다. 길을 잘 걸어오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스스로 완벽하게 잘해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쉬운 것도 있고 더 잘하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내 자리에서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떳떳하다. 내 꿈을 위해 일을 벌이고 뛰어가게 하는 자격을 스스로에게 부여해서 열심히 해왔기에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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