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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우크라 침공 우려에 주식시장 변동성 높아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3 06:31

수정 2022.02.13 06:31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북동부 러시아 접경지대인 하르키우(Kharkiv) 외곽에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전차가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은 이르면 이번주 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 북동부 러시아 접경지대인 하르키우(Kharkiv) 외곽에서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전차가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은 이르면 이번주 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P뉴시스

뉴욕증시에 빨간 불이 켜졌다.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주 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도 모른다는 미 정보당국의 경고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시즌에도 기대를 웃도는 높은 기업실적이 주식시장에 상승동력을 제공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라는 지정학적 긴장이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주식시장, 잘 나가다 삐끗
뉴욕증시는 지난주 요동쳤다.

7일(이하 현지시간) 급격한 하락세로 1주일을 열었지만 8일과 9일에는 기술업종 강세에 힘입어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



상승 발판을 다지던 증시는 그러나 10일 미 노동부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면서 다시 허물어졌다. 40년만에 가장 높은 7.5%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를 가파르게 만들 것이란 우려로 주가가 폭락했다.

하루 뒤인 11일에는 장 초반 낙폭이 크지 않았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장중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흐름을 뒤집은 것은 백악관이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장 마감을 약 2시간 앞두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20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기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 핵심 부품인 네온과 팔라듐이 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체 종목들이 10% 안팎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미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네온의 80% 이상을 공급한다.

가파른 금리인상
주식시장을 가장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연준이다.

10일 CPI가 발표된 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월 연준의 긴축 기조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으로 한 차례 홍역을 겪고 가까스로 안정을 찾았지만 이번에 다시 요동치고 있다.

연준이 3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평상시 금리이상 폭의 2배인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시장 주류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 오전 채권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85%에 이르는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0.5%포인트 인상이 단행되지 않더라도 금리인상은 가팔라질 것이란 예상이 강화되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였다. BoA는 3월을 시작으로 연준이 올해 예정된 7차례 FOMC에서 매번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내년에도 5차례 더 연속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에는 골드만삭스도 동참했다. 연준이 올해 7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 이번주 우크라이나 침공 현실화 하나
다만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

10일 2.028%까지 올랐던 수익률은 11일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2%가 넘는 고공행진을 지속했지만 오후 들어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제기된 뒤 급락했다. 1.951%로 떨어졌다. 지정학적 불안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 국채에 수요가 몰렸고, 이때문에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하락했다.

12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긴장 완화를 위해 1시간 넘게 통화했지만 소득이 없었던 터라 이번주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전쟁에 휘말릴지 모른다는 우려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주재 외교관들이 철수하기 시작했고, 러시아도 자국 외교관 철수에 나섰다.

"설마 전쟁 나겠어?"
주식, 채권 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고는 있지만 투자자들은 실제로 전쟁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때문에 전쟁 먹구름이 짙어가는 와중에도 러시아 루블화와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는 지난주 미국 달러에 대해 값이 올랐다. 루블은 3%, 흐리브냐는 1.5% 평가절상됐다.

헤지펀드들은 더 적극적이다.

미 상품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11일 루블 가치 절상을 예상한 순매수 포지션이 약 2년(23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투기성 짙은 이 같은 기대는 심각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티머시 애시 전략가는 "이는 이례적이다"라면서 "(헤지펀드들의) 상황 인식이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애시는 "지금의 지정학적 위험은 결코 완화되고 있지 않다"면서 "러시아가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는 점만이 확인되고 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금리전망과 관련해서는 연준이 16일 공개할 지난달 FOMC 의사록이 시장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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