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연예일반

정성호 "날 보며 '와 미쳤다' 웃는 사람들, 가장 행복해" [코미디언을 만나다]①

뉴스1

입력 2022.02.13 07:31

수정 2022.02.13 07:31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정성호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천의 얼굴'과 '미친 재능'. 조용필, 임재범, 김상중, 서경석, 추사랑, 한석규 등 무려 60여명의 유명인을 표현할 수 있는 정성호(48)를 향한 수식어들이다.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정성호 스타일로 '복사'해내는 모습은 매번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스무 번째 주인공은 1998년 MBC 공채 9기 개그맨으로 방송활동을 시작한 정성호다.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야'에서 '주연아' 코너로 대박을 쳤고, '웃고 또 웃고'에서는 임재범으로 등장해 성대모사의 진수를 보여줬다. 활동 영역을 넓혀 tvN 'SNL 코리아'에서는 수많은 정치인들을 모사하며 풍자 개그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코미디언으로서의 색깔을 더욱 다채롭게 만든 그다.



'어떻게 이렇게 성대모사를 잘하냐'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는다. 정성호는 오히려 다른 동료들에 비해 '평범'했었기 때문에 성대모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성대모사를 하는 코미디언도 좋은 활동을 펼치고, 성대모사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는 정성호다.

정성호는 최근 KBS 2TV의 '개승자'를 통해 오랜만에 공개 코미디 무대에도 섰다. 그는 오랜 활동 기간 중 자신을 잃은 순간도 있었고 코미디 무대가 사라지는 날도 만났지만, 진짜 행복은 '코미디언 정성호'로서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때였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고 했다.

-성대모사 장인이다. 어떻게 준비하는지 궁금하다.


▶나는 원래부터 성대모사를 주로 했던 사람은 아니다. 개그맨 시작하고 개그감각은 다른 사람에 비해 평범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배우들이나 다른 사람을 흉내내고는 했는데, 그래서 개그맨이 되고 나서 성대모사를 준비하게 됐다. 희극인은 흉내를 하는 게 기본이다. 상대를 더 좋아하게 되면 더 잘 할 수 있게 된다.

-성대모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60명이 넘더라. 실제 인물을 만난다든지 난처한 순간도 있었나.

▶재미를 주기 위해 성대모사를 하다 보니 죄송한 순간도 있다. 그분들이 작품에 녹인 것을 내가 웃기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래도 늘 너그럽게 이해해주신다.

-성대모사를 하면 상대에 대해 더욱 관심이 커질 것 같다. 활동하는 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되지 않나.

▶내가 성대모사하는 분들이 잘 되기를 바란다. 성대모사를 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나보다 잘 하는 사람도 많다. 안윤상씨나 다른 유튜버 분들도 있고 똑같이 표현하는 재능 많은 사람들이 많다. 나는 계속 새로운 사람을 따라한다기보다 내가 표현하는 분들이 잘 돼서 그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표현하려고 한다. 내가 성대모사하는 분들이 활동을 안 하면 내 성대모사도 잊히는 거다. 그런데 그 분들이 잘 활동을 하고 있으면 나 역시 성대모사를 계속 할 수 있고, 또 (상대의) 유쾌한 이미지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김상중 형님은 '네 덕에 내 이미지도 좋아지는 것 같다, 윈윈하는 거다'라고 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유튜브 채널은 없더라. 다른 개그맨들은 자신의 채널을 두고 콘텐츠를 올리는데 , 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

▶지금의 생각은 유튜브에 집중하면 방송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싶어서다. 물론 유튜브가 잘 맞는 사람은 잘 할 수 있고, 두 가지 다 잘 해내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나는 그게 쉽지 않은 사람이다. 앞으로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닌데, 지금은 매체(TV 등) 에서 하는 활동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SNL 코리아'에서도 활약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다가 'SNL 코리아'에 나가게 됐다. 내가 하고 싶은 코미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때가 어쩌면 참 빛을 발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내가 하고자 하는 캐릭터를 코미디에 녹일 수 있었다.

-'개콘'이 종영하고 코미디 프로그램이 지상파 채널에서 사라진 시기도 있었다.

▶왜 코미디가 없어졌나 여러가지 이유가 많이 나오지만 사실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 내용은 계속 진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걸 유지하려고 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유튜브나 다른 채널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TV에서 하는 코미디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승자'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새로 만들어져서 다시 코미디를 하게 됐는데.

▶느낌이 너무 좋다. 그리고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겠다는 제작진이 있는 것도 좋다. 이번에는 (이)수근이 '나와 함께 개그 같이 해보는 게 어떠냐'라고 제안을 해서 하게 됐다. 오랜만에 개그맨들이 모인 모습을 보니 놀이터가 새로 생긴 느낌이다. 나는 나 혼자 개그를 해보려고 한 게 아니다. 일단 수근이와 같이 개그를 해보고 싶었고 40대인데 새로운 기회가 또 얼마나 있을까 싶어서 도전하게 됐다. 다른 개그맨들, 후배들도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

-MBC에서 코미디를 하다 KBS에서 하게 됐는데 어떤가. 무대 분위기도 달랐을 것 같다.

▶예전에는 대본을 먼저 만들고 그걸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대본과 살짝 달라져도 재미있는 걸 해야 하는 거다. 촬영 직전까지 계속 웃긴 걸 추가한다. (이) 수근이가 '대본을 똑같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하더라. 어쩌면 이게 요즘 스타일인 거다. 완전히 달라진 코미디였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당황스러운 점도 있었지만, 자유로울 때 진짜 개그가 나오는 것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정성호의 기쁨은 무엇인가.

▶거울을 보면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누군가를 흉내내고 성대모사를 하고, 그걸 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서 나도 웃게 된다.
사람들이 '와 미쳤다' '쩐다'라고 하는데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

<【코미디언을 만나다】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