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1일IT템] 세포 주변 조직을 3D프린터로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4 07:30

수정 2022.02.14 07:29

포항공과대 장진아 교수,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개발
가시광선으로 수초 내에 굳어지고 생리학적으로 유사
포항공과대 장진아 교수의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테크놀로지스(Advanced Materials Technologies)'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포항공과대 제공
포항공과대 장진아 교수의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테크놀로지스(Advanced Materials Technologies)'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포항공과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팀은 인체 조직을 만들 수 있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3D 바이오프린팅으로 만든 인체 조직이 가시광선을 쬐면 수초 이내로 굳는 것이다. 또한 이 기술로 만든 인체조직은 간과 대장 등 만들고자하는 인체조직의 생리학적인 특성이 매우 유사했다.

장진아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이 기술을 이용하면 미세조직을 단시일내에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체외진단의료기기의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포를 둘러 싸고 있는 세포외기질은 세포와 조직 사이의 공간을 채워주며 세포를 보호하는 이른바 '쿠션' 역할을 한다. 3D 프린팅으로 인체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 때도 탈세포화 세포외기질이 들어간 바이오잉크가 활용된다. 세포를 보호해 프린팅 후 세포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핵심이다.

그러나 지금의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드는 혼합, 가교, 세척 같은 단계가 필요하다. 이는 변형되기 쉬운 탈세포화 세포외기질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물리적 자극이 이뤄지면서 제작된 조직이 의도된 형태를 벗어나기도 한다. 또한, 바이오잉크 내 탈세포화 세포외기질의 비중이 줄어들어, 조직에 특이적인 미세환경을 조성하기도 어려워진다.

앞서 연구진은 가시광선을 쬐면 빠르게 굳는 광활성 탈세포화 세포외기질 바이오잉크를 개발한 바 있다. 가시광선을 이용하면 기존의 자외선 경화 방식보다 조직 내 세포를 덜 손상시키고, 몇 분이 걸리던 제작 시간을 수 초 내로 줄일 수 있다. 프린팅과 동시에 조직을 빠르게 굳게 해 조직 형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도 있다.

광활성 탈세포화 세포외기질 바이오잉크를 이용한 구형 또는 관형 마이크로 조직체의 제작 과정. 포항공과대 제공
광활성 탈세포화 세포외기질 바이오잉크를 이용한 구형 또는 관형 마이크로 조직체의 제작 과정. 포항공과대 제공


나아가 이번 연구에서는 바이오잉크를 이용해 미세조직을 세포 배양액에 곧바로 프린팅함으로써 빠르고 간편하게 생산해냈다.
그 결과, 인공 간 조직에서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인 알부민이 분비되고, 인공 대장 조직에서는 내부 표면을 따라 점막이 형성되는 등 실제 장기의 특성이 나타났다.

장진아 교수는 "이 기술로 생리학적 유사성을 만족하는 미세조직을 간단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테크놀로지스(Advanced Materials Technologies)'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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