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일본제품 판치는 내시경 국산화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5 09:16

수정 2022.02.15 09:16

전기연구원 기술창업기업 '메디인테크'
이치원·김명준 박사 기술로 내시경 개발
80억 자금 유치해 제품 양산·상용화 속도
메디인테크를 공동 창업한 한국전기연구원 이치원 박사(왼쪽)와 김명준 박사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연성 내시경을 설명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메디인테크를 공동 창업한 한국전기연구원 이치원 박사(왼쪽)와 김명준 박사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연성 내시경을 설명하고 있다.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메디인테크가 한국전기연구원의 기술로 일본제품이 판치는 5조원대 연성 내시경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근 전문 투자기관으로부터 80억원을 투자유치 받아 높은 성장 잠재력과 기술 수준까지 인정받았다.

㈜메디인테크는 전기연구원 이치원·김명준 박사가 개발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스마트 연성 내시경'을 만든 기술창업 기업이다.

15일 전기연구원은 스마트 연성 내시경이 위암과 대장암 등 인류 최대 난적인 암 치료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화기 계통의 암은 조기 진단할 경우 생존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내시경의 중요성은 상당하다. 미국의 시장 조사업체인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소화기 계통의 연성 내시경 시장은 약 5조원 규모다.

스마트 연성 내시경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으며, 전동식 조작 방식을 도입해 사용자인 의료진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기존 연성 내시경은 환자 몸속에서 질병으로 인한 변화를 탐지하는 스코프의 상하좌우 움직임을 일일이 수동으로 조작한다. 때문에 의사의 피로도가 높고, 직관성이 매우 떨어진다.

하지만 스마트 연성 내시경은 마치 게임의 조이스틱을 이용하듯 상용 제품 대비 절반 무게의 핸들을 들고, 절반 수준의 손가락 힘으로 스코프를 움직일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탑재해 질병으로 인한 변화를 자동으로 탐지해 오진률을 기존 30%에서 5% 이하로 낮췄다. 전기연구원은 "연성 내시경 장비의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까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메디인테크는 최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 등 전문 투자사 3곳으로부터 총 80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이를 통해 스마트 연성 내시경의 기술력을 더욱 높이고, 양산화·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치원 박사는 "소화기 계통 암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의술 능력은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의료장비는 100% 일본 등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만 해도 연간 2000만건 이상 내시경을 활용한 검진 및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장비의 국산화가 이뤄지면 국가 차원에서의 사회적 비용 감소는 물론, 의료 기술력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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