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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기사>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이 한국에 주는 안보적 함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6 19:27

수정 2022.02.20 04:01

'역내 5개 조약동맹 강화' 동맹의 역할 주문...'회피전략' 한계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 글로벌 공급망 '경제와 안보'는 한몸
'10대 핵심추진 과제' 한·미·일 협력 제시 "안미경중" 한계 도달
바이든 행정부의 19쪽으로 구성된 '인도·태평양 전략' 표지. 자료=주한미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바이든 행정부의 19쪽으로 구성된 '인도·태평양 전략' 표지. 자료=주한미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외교정책의 중심·비중을 유럽과 중동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옮긴 이후 바이든 행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인도·태평양전략'을 종합·구체적으로 정리한 19쪽 분량의 문건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백악관은 이번에 인·태전략을 본격적으로 제시하며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위해 앞으로 어떠한 전략을 가동할지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국은 미국과 동맹이고 태평양 국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백악관의 인·태전략이 한국에 주는 안보적 함의는 적지 않다. 이번 인·태전략엔 어떠한 내용이 담겨 있는지 그 핵심을 짚어 본다.

이에 대해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우선 "역내 핵심 동맹으로서, 한·미 동맹의 역할 제고 측면에서 '역내 5개 조약동맹(five regional treaty alliances)' 강화라는 중요한 요소가 담겨있다"고 짚으면서 "이는 역으로 말하면 이 조약 동맹국들이 다른 국가들보다 인·태전략에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한국은 제시된 인·태전략을 정확히 해석하고 활용해 안보이익 달성과 선진강국 위상에 맞게 역할을 넓혀가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활용할 것인지 방치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선 셈이다"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인·태전략 참여를 사실상 거부해왔다. 미국은 인·태전략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동맹국과 그렇지 않은 동맹국을 사실상 차등화하려는 경향성이 있어왔고 오커스 동맹을 통해 호주에 원자력추진잠수함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미국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칼 빈슨'과 영국 해군 항모 '퀸 엘리자베스',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 항모 '이세' 등 6개국 함선들이 지난 3일 필리핀해에서 연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미국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칼 빈슨'과 영국 해군 항모 '퀸 엘리자베스',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 항모 '이세' 등 6개국 함선들이 지난 3일 필리핀해에서 연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미국은 이러한 차등화를 분명히 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기에 한국은 안보와 국익을 위해 이제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을 더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역으로 해석하면 한국이 인·태전략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면 대미 레버리지를 높이고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한국이 요구하는 사항을 미국이 수용하게 유도하는 여건도 좋아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두 번째로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economic framework)'가 적시돼 인태전략에 담겨 있다"며 "경제안보의 중요성, 인·태전략 참여국 간 기술혁신과 공급망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인·태전략은 근본적으로 대중국견제라는 포석이 내재되어 있기에 '중국과 공급망을 분리'하겠다는 의미"라며 "인·태전략에 참여하지 않으면 '기술혁신과 안정적인 공급망'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안보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고 융합되는 ‘경제안보’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방증하며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과는 안보, 중국과는 경제라는 분리된 근시안적 ‘안미경중’ 정책이 한계에 직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냉전 시대에 '한국은 경제안보'를 어떻게 국가전략으로 디자인하고 '어떻게 정책화할지' 명확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다.

반 센터장은 세 번째로 인·태전략엔 "향후 1~2년 간 추진하게 될 10대 핵심추진 과제 중 하나로 ‘한·미·일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며 "한·일 간 경직된 관계가 지속될 경우 한·미관계도 회복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한·미 동맹의 결속력을 회복할 기회이기도 하고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한·미·일이 형식적 협력으로는 더이상 대미 레버리지 강화도 대북 억제력 신장도 어려울 것"이라며 " 지소미아(GSOMIA) 진화나 한·미·일 대탄도탄 작전 공조와 같은 실질적 안보협력·발전을 논의할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역사왜곡 등에 대해선 책임을 엄중하게 묻되 직면한 안보위협에 한·미·일이 공조하는 창구는 개방하는 지혜로운 외교안보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워싱턴 시내 청사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미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워싱턴 시내 청사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미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한편,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한·미·일 대북 공조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이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나는 데 대해 미국이 준비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15일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웬디 셔먼 부장관과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가 야기하는 불안정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두 관리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이루는 데 있어 미·일 간 지속적인 공조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셔먼 부장관이 북한 문제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의 여러 공동 우선순위들을 해결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고 프라이스 대변인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 문제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내 여러 도전에 맞서는 전략의 일환으로 한·미·일 3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정의용 한국 외교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지난 12일 3국 외교장관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일 그리고 한·미 동맹이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했으며, 이러한 차원에서 3국의 안보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힌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