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45조 서울시 금고유치전
신한 vs. 우리 경쟁
출연금 경쟁 완화될 듯
대신 이자경쟁 가열 전망
[파이낸셜뉴스] 45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금고지기를 선정하는 절차가 이달부터 진행된다. 현재 금고를 담당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탈환을 노리는 우리은행 사이에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도한 출연금에 따른 출혈경쟁 양상은 비교적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출연금 경쟁 대신 이자 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한 vs. 우리 경쟁
출연금 경쟁 완화될 듯
대신 이자경쟁 가열 전망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 간 45조원의 예산과 기금관리를 맡을 금고 은행 선정 계획을 이달 중 공고하고 오는 3월 최종 금고 은행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금고를 담당하게 되는 은행은 서울시의 현금과 유가증권 출납·보관, 세입금 수납·이체, 세출금 지급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지난 2018년 서울시 금고유치전에서는 기존 금고지기였던 우리은행을 제치고 신한은행이 1금고지기로 선정됐다. 오랜 기간 서울시 금고를 맡아온 우리은행이 또 다시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신한은행은 입찰 과정에서 3050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쏟아부었다.
올해 서울시 금고유치전도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반드시 수성을 하겠다는 입장이고, 우리은행은 탈환을 벼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시 사업계획이나 조례 등을 통해 발표된 서울시 사업 방향에 맞춰서 은행이 함께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는 작업 등 제안서 작성을 위한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지난 2018년부터 1금고지기 뿐만 아니라 2금고지기도 선정하는 만큼, 나머지 은행들도 2금고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도한 출연금 등 출혈경쟁 양상은 비교적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최근 정부에서 금고를 둘러싼 은행들의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협력사업비 배점을 줄이는 등 평가 기준을 개선한 바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이 출연금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신한은행의 금고유치 과정에서 서울시 전산시스템 구축비용 1000억원 중 393억원은 금고 운용을 위한 필수 비용이 아니라고 판단, 신한은행에 21억3110만원의 과태료 처분과 중징계에 해당되는 기관경고를 내렸다.
다만 은행권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출연금 경쟁이 이자 경쟁으로 옮겨가면서 또 다른 출혈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롭게 설정된 평가기준에 따르면 출연금 배점은 4점에서 2점으로 절반으로 낮아진 반면 금리 배점은 15점에서 18점으로 확대해 이자 경쟁이 불붙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와 은행이 약정하는 금액이 과거처럼 4000억원대 규모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시금고 유치 시의 효과를 정량적, 정성적, 합리적으로 분석해 적정 수준에서 출연금 규모를 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다만 금리 경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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