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속지마! 로맨스 스캠]①"사랑인줄 믿었는데 사기라니"...지난해 피해 신고액만 20억원

뉴시스

입력 2022.02.17 17:33

수정 2022.02.17 18:20

기사내용 요약
비대면 연애 익숙한 청년, 새로운 타깃
"매달 10건 상담문의…수법 교묘해져"
구인구직 플랫폼서 접근해 3개월 교제
온라인 연애 유행 속 사기인 줄 몰라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연인을 찾는 것처럼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인 '로맨스 스캠'의 지난해 미국 내 피해액이 약 655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국내에서도 피해가 계속돼 주의가 요구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교류가 늘면서 외로움에 취약해진 청년들이 로맨스 스캠에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맨스 스캠은 로맨스(romance)와 신용사기(scam)의 합성어로 SNS로 접근해 재력가 등을 사칭해 이성에게 연애 등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사기수법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로맨스 스캠 피해는 5만6000여건, 피해금은 5억4700만달러(약 655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신고 건수와 피해금 모두 전년도 대비 80% 가량 급증했으며 특히 70대 이상 노인 계층 외에도 청년층에서 피해가 확산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지난해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가 공개한 '국제범죄 위험 알리미 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1~11월 국정원 111콜센터에 접수된 국내 로맨스 스캠 피해 규모는 20억7000만원(피해 건수 28건)으로 2020년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해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가 공개한 '국제범죄 위험 알리미 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1~11월 국정원 111콜센터에 접수된 국내 로맨스 스캠 피해 규모는 20억7000만원(피해 건수 28건)으로 2020년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피해 상황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가 공개한 '국제범죄 위험 알리미 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1~11월 국정원 111콜센터에 접수된 국내 로맨스 스캠 피해 규모는 20억7000만원(피해 건수 28건)으로 2020년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신고 건수 대비 피해 발생률도 24.3%에서 57.1%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현장에서도 이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태연법률사무소 김태연 변호사는 "2~3년 전만 해도 종종 들어오던 로맨스 스캠 관련 상담 문의가 최근 들어 매달 10건씩 꾸준히 들어온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SNS를 활용한 비대면 연애에 익숙하고 이성에 관심이 높은 청년 세대들이 로맨스 스캠의 피해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청년들이 SNS 사용 등에 능숙한 만큼 의심도 높기 때문에 로맨스 스캠의 수법도 더 교묘해지는 추세다. 단순히 짧은 기간 동안 친분을 쌓고 돈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변모해가는 모양새다.

로맨스 스캠의 첫 시작은 통상적인 온라인 연애와 큰 차이가 없다. 더불어 코로나19로 비대면 만남이 더 자연스러워진 점도 있다.

코로나 기간 취업 준비를 하던 평범한 20대 여성 A씨도 피해자가 됐다. 그는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로맨스 스캠으로 2억원의 사기를 당했다.

김 변호사는 "A씨는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해 접근한 가해자와 3개월 동안 교제를 했다. 평범한 연인들처럼 사진을 주고받고 자주 통화를 나눴다. 그래서 A씨는 전혀 사기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개월 지나자 가해자는 A씨에게 투자를 권했고 A씨는 사랑하는 연인의 부탁에 의심 없이 돈을 송금했다.


가해자가 실제로 존재함을 믿게 하기 위해서 주변에서 가담한 인물들도 존재했다. 경찰은 끝내 가해자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A씨는 오랜 기간 동안 연인이 실제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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