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족'의 마지막 원어민, 93세로 별세
생전에 야간어 → 스페인어 사전 제작
후손, 원주민 차별 피해 스페인어 사용
[서울=뉴시스]송재민 인턴 기자 = 칠레 원주민 '야간족' 언어를 사용하던 마지막 원어민이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남에 따라, 야간어를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화자'가 사라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칠레 원주민 '야간족(Yagan)' 크리스티나 칼데론(93)이 지난 16일 사망했다.
칼데론은 2003년 동생이 사망한 뒤 야간족 토착 언어를 사용하는 최후의 원주민이었으며, 야간어 사전을 만드는 등 원주민 전통문화를 보존하는데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칼데론은 2017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난 마지막으로 남은 야간어 화자"라며 "다른 이들은 알아듣기는 하지만 말을 못 하거나, 나처럼 잘 알지는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칼데론의 딸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야간족 문화를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셨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며 "야간족에게 슬픈 소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만든) 사전을 통해 우리의 언어가 다른 형태로라도 보존될 수 있게 됐다"며 "정보가 남아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사용될 수 있다"고 했다.
야간족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티에라델푸에고 일대에 거주하는 원주민으로, 현재 수십 명의 야간족이 남아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하지만 야간족 후손들은 원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을 것을 우려해 원주민 언어를 배우지 않고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삼았다.
칼데론도 어린 시절 야간어 사용하며 자랐지만, 9명의 자녀와 14명의 손자녀에게는 야간어를 가르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어는 친족 언어가 없는 고립어로, 문자는 따로 없으며 총 3만 2400개가량의 단어로 이뤄져 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당선인도 트위터에 칼데론 별세 소식을 공유하며 "세상의 남쪽에서 보여준 고인의 사랑과 가르침, 투쟁은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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