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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싸]'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메타의 끝없는 추락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0 15:56

수정 2022.02.20 15:56

[파이낸셜뉴스]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연이은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지난 17일에는 세계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최근 애플의 개인보호정책 강화로 광고매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유럽시장에서조차 발을 빼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 등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 17일 전거래일 대비 4.08% 떨어진 207.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5654억달러(약 676조원)로 줄어들면서 전세계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11위로 밀렸다.

지난해 한 때 1조달러(약 1196조원)를 넘어서면서 6위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다음날인 18일에도 메타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0.75% 빠졌지만 타 종목들이 일제히 빠지면서 전세계 시가총액 순위는 9위로 올랐다.

메타 주가는 올들어 39% 하락했다. 지난 3일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 당일에는 하루동안 주가가 무려 26.4% 폭락했고 시가총액도 2460억달러(약 294조원) 줄어들었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상장된 기업의 하루 시가총액 하락분으로는 최고치였다. 이후에도 메타의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이날까지 약 13% 추가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기술주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큰 이유는 메타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시장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발단은 지난 3일 실적발표다. 지난해 4·4분기 메타의 매출은 336억67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46%에서 37%로 급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8.3% 줄었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경이 메타의 맞춤형 광고 사업모델에 타격을 줬다. 애플이 지난해 4월 검색활동 등 개인정보를 메타 같은 어플리케이션이 추적해도 되는지 여부를 사용자들에게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메타 매출의 95%는 광고에서 나온다.

구글 역시 이와 유사한 정책을 도입할 방침이다. 구글은 지난 16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애플리케이션 사용 정보 추적을 규제하는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새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시장에서도 사업 철수 위기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개인정보규정 수정안에 따라 유럽의 이용자 개인 정보를 미국으로 이전할 수 없게 되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아일랜드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2020년 8월 메타 측에 EU 지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중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예비 명령을 내렸다. 메타가 이 예비명령을 지키려면 유럽 사용자의 정보는 별도로 보관하거나 유럽 내 서비스를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중단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연 매출의 4%에 해당하는 28억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DPC는 올해 상반기에 이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내부자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 메타 직원 프랜시스 하우건은 지난해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했고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에게는 콘텐츠 감시를 면제해줬다고 폭로한데 이어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기후 변화 관련 허위정보 방지를 위해 적절히 대처하지 않았다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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