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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미래를 포착해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1 09:48

수정 2022.02.21 09:48

천문연구원, 초신성 폭발 직후 1시간내 빛을 세계최초 관측
초신성 가장자리에 철 성분 많아 폭발 직후 붉은색으로 보여
천문연구원의 KMTNet 중 하나인 남아메리카 칠레에 설치된 1.6미터 광시야 망원경. 천문연구원은 KMTNet을 통해 'Ia형 초신성'의 폭발 직후 1시간내 빛을 세계 최초로 포착해냈다. 천문연구원 제공
천문연구원의 KMTNet 중 하나인 남아메리카 칠레에 설치된 1.6미터 광시야 망원경. 천문연구원은 KMTNet을 통해 'Ia형 초신성'의 폭발 직후 1시간내 빛을 세계 최초로 포착해냈다. 천문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천문연구원이 태양과 같은 질량의 별이 마지막 진화단계에 있는 'Ia형 초신성'의 폭발 직후 1시간내 빛을 세계 최초로 포착해냈다.

천문연구원은 캐나다 토론토대학과 공동으로 남반구에 위치한 3기의 망원경인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을 이용해 초신성 폭발의 비밀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21일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에 관측한 초신성 'SN 2018aoz'은 Ia형 초신성 관측 역사상 가장 어린 시기의 빛을 포착한 것이다. 이번 관측을 통해 초신성 폭발 후 1∼12시간 사이 초신성의 색이 붉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이러한 색 변화는 철 성분이 초신성 가장자리에 더 많이 분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는 Ia형 초신성의 폭발이 백색왜성 바깥에 있는 헬륨 폭발로 시작하거나 또는 폭발 물질들이 아주 급격한 혼합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천문연구원 김상철 광학천문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Ia형 초신성에서 어떻게 폭발이 일어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낸 첫 연구"라며 "KMTNet의 24시간 관측 수행 능력이 가져온 쾌거"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후속으로 더 이른 시기의 초신성 관측과 다른 종류의 폭발을 일으키는 특이 초신성에 대한 연구도 시작할 예정이다.

Ia형 초신성은 폭발 시 최대 밝기가 매우 일정해 우주의 거리를 재는 표준광원으로 이용되며, 철과 같은 무거운 원소의 기원과 별의 죽음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천체다. 그러나 Ia형 초신성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폭발하는지 이제껏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초신성 폭발 직후의 빛을 더 빨리 포착하고자 하는 경쟁은 천문학계의 기록 단축 올림픽과 유사하다. 폭발 직후의 빛을 더 빨리 관측할수록 별의 크기와 별 내부의 원소 측정이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2011년 'SN 2011fe' 초신성은 폭발 뒤 11시간 후 관측이 진행됐으며, 2017년 'SN 2017cbv'는 폭발 뒤 7시간, 그리고 2019년 'SN 2018oh'는 폭발 후 3.6시간 만에 관측됐다. Ia형 초신성에서 폭발 후 1시간 만의 빛을 관측한 이번 연구는 기록 면에서 혁신적 결과다.


천문연구원의 KMTNet은 남아메리카의 칠레, 오세아니아의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반구 세 대륙에 걸쳐 1.6미터 광시야 망원경 3기 설치한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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