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목화아파트 기부채납 문제 답보
한강변 조망권·사업성 놓고 합의 못해
서울시 "설계변경으로 ‘공동개발’ 가능"
한강변 조망권·사업성 놓고 합의 못해
서울시 "설계변경으로 ‘공동개발’ 가능"

'오세훈표'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의 대표적 정비사업 구역인 여의도 일대 단지들이 재건축 방식을 놓고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려던 삼부아파트와 목화아파트 주민들은 한강변 기부채납 부지 문제가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개별 재건축으로 선회 움직임을 보여 서울시의 여의도 통합개발 밑그림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여의도 개발 밑그림 흔들리나
21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내 통합재건축 대상 단지인 삼부(866가구)·목화아파트(327가구) 주민들이 조망권과 사업성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답보 상태다. 당초 서울시는 삼부아파트와 목화아파트 통합재건축 추진시 한강변인 목화아파트 부지 전체를 수변문화공원부지로 기부채납받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강변 바로 옆에 위치한 목화아파트 주민들은 조망권 확보가 어렵게 된다며 통합재건축을 반대하고 있다.
목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삼부아파트와 통합재건축을 하더라도 우리 땅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만 해주면 왜 반대를 하겠느냐"며 "한강 변인 우리 땅은 기부채납하고 삼부아파트 쪽으로 가라고 하는 건 한강 뷰 프리미엄을 포기하라는 것으로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목화아파트는 개별 재건축을 위한 조합 설립도 추진 중이다.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75%를 달성, 조만간 창립 총회를 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삼부아파트마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한 단독 재건축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통합재건축은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게 됐다.
삼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의 통합재건축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지만, 목화아파트가 반대하면 사업 추진이 될 수 없는 만큼 단독 재건축을 통한 '투트랙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선과 지방선거 등 변수가 많아 목화아파트와 협의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통합재건축시 설계 변경 여지"
서울시도 단지 간 협의에 진척이 없자 통합재건축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다. 오세훈 시장은 올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재산권을 행사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단지를 결합해서 개발하는 것을 끝까지 강제하거나 유도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질서에 상당 부분 맡길 수밖에 없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서울시는 삼부-목화 통합재건축 가능성을 끝까지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검토중인 삼부아파트 신통기획 참여가 확정되더라도 여전히 목화아파트와 공동개발의 길을 열어놓고 있을 것"이라며 "목화아파트 부지 내에서 제자리 재건축을 하더라도 설계를 변경해서 시민수변공원을 만들 수 있고, 어느 정도 접점은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은 서울시가 통합재건축에 따른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담보할 만한 공문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서울시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오는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여의도 통합재건축에 따른 서울시가 제안한 용적률 인센티브는 상당한 수준"이라며 "(해당 단지들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의를 이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김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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