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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MANTA

노주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1 18:05

수정 2022.02.21 18:05

지난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수합병(M&A)이 10년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수합병(M&A)이 10년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보면 만타(manta)는 큰가오리라고 나오고, YBM영한사전에서는 쥐가오리라고 번역했다. 만타는 스페인어로 담요 혹은 넓적한 숄을 의미한다. 15~16세기 대항해시대 태평양을 건너던 스페인 선원이 몸체가 편평한 가오리를 보고 이름을 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돌출된 머리지느러미가 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쥐가오리, 영미권에서는 악마의 뿔 같다고 해서 악마가오리로 불린다.


연골어류 홍어목에 속하는 쥐가오리 성체는 양쪽 지느러미 너비가 8m, 무게가 1.5t에 이르며 수명은 80년 이상이다. 바다 속에서 유영하는 모습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 보인다고 하는데 실제 수면을 박차고 5m 이상을 날아오르는 장관을 연출하곤 한다. 만타의 유영과 비상 장면 목격은 전 세계 스쿠버 다이버의 로망이다.

또 만타(Manta)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 오펠의 전설적 모델명이기도 하다. 독특한 매력의 스포츠 쿠페는 최근 단종 33년 만에 전기차로 부활했다. 오펠은 미국 GM을 거쳐 현재는 세계 4위의 자동차 브랜드 스텔란티스 산하이다.

'만타(MANTA)'가 다시 사람들 입에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증시를 견인한 주요 기업을 묶어 부르는 신조어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머리글자를 조합했다. 페이스북(메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앞 글자를 딴 팡(FAANG)의 시대가 저물고 만타(MANTA)가 뜨고 있다.

지난해 S&P500지수 상승 폭의 51%를 만타가 이끌었다. 반면 시장지배적 지위를 잃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는 명단에서 빠졌다.
좋은 실적을 올린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테슬라가 뜨는 해에 새로 편입됐다. 주가 방어에 성공한 애플과 구글은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미국 증시를 이끄는 빅테크 독수리 5형제의 급격한 명멸이 예사롭지 않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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