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한·중·일 조선업계, 9000억 규모 컨선 수주전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1 18:30

수정 2022.02.21 18:30

‘스크러버·이중연료 엔진’ 장착
日해운사 ONE, 선박 5척 발주
국내선 대우조선해양 등 참여
현대삼호중공업이 싱가포르 EPS사에 인도한 LNG 추진 대형컨테이너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삼호중공업이 싱가포르 EPS사에 인도한 LNG 추진 대형컨테이너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일본 대형 해운사 ONE(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의 9000억원 규모 선박 발주를 놓고 한국·중국·일본 3국 조선사들이 수주 경쟁에 나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NE는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놓고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일본의 이마바리조선, 중국의 후동중화, 장난조선공사 등 총 5개사가 입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ONE는 황산화물 배출 저감장치인 스크러버와 선박용 경유(MGO)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 장착을 요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의 선박 유해가스 배출을 대폭 줄임으로써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에 부합하면서 운항 효율성도 높이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 중 64%를 따내 수주량 1위에 등극했을 정도로 해당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10여년 전부터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기술을 개발, 건조해 경험을 쌓아왔다.
현대중공업의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측은 ONE 선박과 관련된 입찰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컨테이너선은 스크러버와 이중연료 엔진을 모두 탑재하는 만큼 배 1척당 가격이 1억6000만달러(약 1915억원)로 추정된다. 이 배를 5척 모두 수주할 경우 규모는 9500억원을 넘어서는 만큼 5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발주는 일본 조선 3사인 NYK, MOL, K라인이 지난 2018년 컨테이너선 부문을 합친 합병법인 ONE을 출범한 이래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더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LNG 운반선 1척을 2602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올해에만 총 37척, 43억7000만달러(약 5조2138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74억4000만달러(20조8042억원)의 25%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들어 LNG 운반선 5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12척, 27억2000만달러(약 3조2691억원) 상당의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5월 수주 금액을 한 달 안에 다 채운 셈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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