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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빛난다" 金투자 다시 각광… ‘금 ETF’로 골드러시 가속 기대 [변동성시대, 자산관리 어떻게]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1 18:45

수정 2022.02.21 18:45

우크라 사태 등에 투자 피신처로
국내외 금 ETF 수익률도 향상
금 선물가격 2000달러 돌파 눈앞
"위기에 빛난다" 金투자 다시 각광… ‘금 ETF’로 골드러시 가속 기대 [변동성시대, 자산관리 어떻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따른 전 세계적 긴장 고조에 따라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이 투자 피신처로 각광받고 있다.

금값이 치솟으면서 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역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KINDEX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는 5.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골드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S&P GSCI Gold Excess Return Index'를 추종한다.

KODEX 골드선물(H), TIGER 금은선물(H)도 같은 기간 각각 3.57%, 3.55%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 기간 3.07%의 수익률을 가리킨 KINDEX KRX 금 현물은 국내 최초 금 현물 가격 움직임을 따르는 ETF로, 개인연금저축 및 퇴직연금을 통해 투자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지닌다.


해외 금 ETF 수익률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런던귀금속시장협회(LBMA)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SPDR Gold Trust(티커 GLD)'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 올해 3.67%의 수익률을 냈다. iShares Gold Trust(IAU), VanEck Gold Miners(GDX)도 같은 기간 각각 3.70%, 8.58%의 성과를 나타냈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연준발 금리인상 및 양적긴축에 대한 우려와 지정학적 불안감 고조가 금값을 끌어올린 게 주효했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 여건이 크게 악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이른바 '골드러시'에 나선 영향도 있다. 실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7일 트로이온스당 1900.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2일(1907.50달러) 이후 8개월반 만에 최고치다. 올해만 5.6% 뛴 셈이다.

잦아들지 않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헤지(위험회피) 수요가 몰린 데다, 역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가 변동성을 키우면서 손실 방어수단으로서 투자자들이 금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지난 1월 26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2개월 이후 금 가격 전망치를 트로이온스당 기존 2000달러에서 2150달러로 올려 잡았다.

미하일 스프로기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성장 둔화와 인플레가 겹치면서 위험 회피 차원에서 금 수요가 지속 커질 것"이라며 "일반 소매 거래뿐 아니라 중앙은행에서도 금을 찾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봉합되지 않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도 금값 상승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앞서 미·러 양국 장관이 통화에 나서며 긴장감이 완화되는 듯했으나 20일 러시아 지휘관들이 이미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진격 명령을 받았고 러시아군 주력 전투부대 75%가량이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배치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우려, 우크라이나 지역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가격 변동, 중국 부동산기업의 추가 파산 우려가 복합적으로 금값 상승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 금 매입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가격상승 흐름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 1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 대비 높게 발표되며 인플레 우려가 이어진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긴장감이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금 가격이 뛰었다"며 "금이 금융시장 내 매력적 투자처로 자리매김했고, 당분간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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