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

[서울=뉴시스]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 (사진=윌북 제공) 2022.02.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세계화 시대지만, 태어나고 살아온 지역의 식문화에 따라 늘 먹던 음식에서 탈피해 낯선 음식을 맛보려면 약간의 호기심과 배짱이 필요하다.

거기에 깐깐한 취향을 갖춘 미식 선배의 팁과 가이드가 살짝 더해지면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세계 음식 중 155개국에서 골라 모은 700가지를 모은 책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윌북)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미식 가이드이자 체크리스트이고, 음식의 세계지도이며 방대한 도서관이다.

이 책의 저자인 프랑스 미식가 알렉상드르 스테른은 프랑스부터 시작해 이탈리아와 이베리아반도를 지나 유럽 전역을 훑은 뒤 아프리카와 중동을 거쳐 아시아,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까지 세계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진짜 맛을 찾아냈다.

구르메(gourmet)는 미식가나 식도락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저자는 파리 미식계에서 유명한 사업가이자 구르메로, 셰프와 생산자를 망라하는 프렌치 컬리너리 인스티튜트 멤버이기도 하다.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나 그 나라에서 내세우는 음식을 줄 세우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감각과 판단을 믿고 독자와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을 선별하는 대범함을 보인다. 한국 항목에 김치도 들어가지만 갈치와 팥빙수, 호떡이 고루 포함됐다.

물론 한국의 홍어나 번데기, 영국의 효모 추출물인 마마이트,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처럼 호불호가 극히 갈릴 만한 음식도 있지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엔 ‘후천적으로 익숙해져야 하는 맛’이라는 설명과 함께 실었다.

다만 상어 지느러미 요리나 고래고기, 개고기처럼 저자가 관련 산업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것은 제외했다.

이 책은 세계의 요리를 먼저 지역별로 나눈 뒤 '과일과 채소', '빵과 곡물', '향신료와 양념', '해산물', '육류', '길거리 음식', '전통 음식', '유제품', '디저트', '음료'를 소개한다.

그 지역에서 나는 가공되지 않은 농산물로 시작해 주요 에너지 공급원을 거쳐, 그 지역 요리에 특색을 부여하는 양념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