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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기축통화

노주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2 18:33

수정 2022.02.22 18:33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 사진=뉴스1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 사진=뉴스1
1944년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 전 세계 44개국 대표들이 모여 전후 세계 경제질서의 원칙, 규칙, 제도적 장치에 관해 합의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와 무역 질서를 '브레튼우즈 체제'라고 부른다. 이때 '35달러=금 1온스'의 등식이 성립됐다. 기축통화국과 기축통화의 탄생이다.

1971년 미국이 금 태환정책을 포기했지만 달러는 여전히 가장 안정적인 국제거래 결제수단이다. 1969년에 나온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이 기축통화 달러를 뒷받침하고 있다.
달러가 좁은 의미의 기축통화라면 SDR은 넓은 의미의 기축통화라고 볼 수 있다.

SDR은 IMF와 각국 정부·중앙은행 간 거래에 사용된다. 달러와 함께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등 5종의 주요 통화가 통화 바스켓을 구성한다. 구성 통화 5종은 서로 교환이 가능해 신용경색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외환보유액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3일 한국 원화를 통화 바스켓에 편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10위, 교역액 9위 등 글로벌 10위권에 드는 무역 선진국의 위상을 갖고 있으며 IMF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IMF 집행이사회는 오는 8월 새로운 바스켓을 구성할 예정이다. 2015년 11월 위안화가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때 블룸버그 등 외신은 원화를 차기 편입통화 1순위로 지목했었다.


21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적정한 국채 발행 규모를 두고 다른 후보와 논쟁을 벌이는 도중에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도 아닌 경제단체의 검토 제안을 침소봉대한 것은 심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미래를 보여주는 희망마저 폄훼하는 듯한 비판도 마뜩잖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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