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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우크라 악재, 경기 회복세에 찬물 끼얹을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2 18:33

수정 2022.02.22 18:33

원자재 공급에 차질 우려
물가불안 자극 경계해야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 러시아 반군 지역인 돈바스 지역 내 도네츠크 중심가에서 사람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독립을 축하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이들 지역에 군대를 보내 러시아 정부가 '평화유지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 러시아 반군 지역인 돈바스 지역 내 도네츠크 중심가에서 사람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독립을 축하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이들 지역에 군대를 보내 러시아 정부가 '평화유지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우크라이나 사태가 폭발 직전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두 공화국에 진주시켰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친러시아를 표방한다. 이에 미국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자원부국이다. 원유·나프타·천연가스는 물론 니켈·알루미늄·네온·크립톤 등 배터리와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원자재를 대량 생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긴급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존은 존중돼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비판해온 미국 등 서방과 결이 같다.

외교적 입장 표명과 별도로 금융시장 불안, 원자재 공급 차질 우려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기업들과 긴급회의를 가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원유 등 핵심 에너지 공급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대형 악재다. 지난해 가을에 터진 요소수 사태는 반면교사다. 그때처럼 멍하니 있다 또 당해선 안 된다. 지난해 가을 중국이 요소수 수출을 통제하면서 국내에선 대란이 빚어졌다. 베트남, 호주,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한 덕에 요소수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번엔 반도체와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소재가 끊기지 않도록 공급망을 세심하게 점검하기 바란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도 금융시장 점검에 나섰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날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나쁜 일은 늘 겹쳐서 온다. 이미 세계 경제는 긴축발작을 겪고 있다. 주요국은 코로나 유동성 덕에 간신히 침체를 면했으나 물가불안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물가가 뛰자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은 앞다퉈 금리를 올리거나 올릴 태세다. 특히 국제 경제에 파급력이 큰 연준은 올 들어 최대 7번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만약 우크라이나 사태로 물가가 더 불안해지면 각국은 긴축 고삐를 더욱 조일 수밖에 없다. 이러다 유동성으로 간신히 버텨온 세계 경제가 다시 비틀거릴까 걱정이다. 당장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은 강력한 제재를 거듭 경고했다. 만약 미국산 반도체 부품이 들어간 제품의 대러시아 수출을 막으면 우리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예컨대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가는 한국산 완성차 수출물량 가운데 러시아 비중은 4.5% 정도다.
비중이 아주 높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오기도 전에 다시 위기로 빨려들어가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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