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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감도는 증시···VIX·인버스 ETP 수익률 나홀로 ‘활짝’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3 15:54

수정 2022.02.23 15:54

국내 인버스 ETF, ETN 20~37% 수익률
해외 상장 역추종 ETF 수익률도 최대 30%
S&P500, 나스닥 각각 10.25%, 15.48%↓
막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에 새로운 병력과 군 장비가 집결해 있다. / 사진=AP뉴시스
막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에 새로운 병력과 군 장비가 집결해 있다. /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주요국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회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리스크가 겹치며 국내외 증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이 같은 침체 분위기 속 ‘인버스’와 일명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 상장지수상품(ETP) 수익률은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증시 반등 시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어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하단 게 업계 판단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코스닥150선물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20%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 KODEX’가 21.37% 수익률로 선두고 키움KOSEF(21.28%), 미래에셋TIGER(21.16%), KBKBSTAR(20.98%), 한화ARIRANG(20.86%)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 운용사가 내놓은 ‘200선물인버스2X’들도 15~16%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상장지수채권(ETN)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미국 지수를 거꾸로 따르는 한국투자(TRUE)·삼성·KB증권의 ‘인버스2X나스닥100’은 각각 37.59%, 37.44%, 37.2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하락 베팅 상품들도 예외는 아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3배 역추종하는 프로셰어스울트라프로숏S&P500(티커 SPXU)은 지난 18일(현지시간)까지 26.5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를 각각 1배, 2배 반대로 따르는 프로셰어스숏QQQ(PSQ), 프로셰어스울트라숏QQQ(QID) 역시 같은 기간 수익률 14.86%, 30.37%를 달성했다.

불안 요소들이 잇따라 시장을 덮치면서 VIX지수에 거는 ETN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QV S&P500 VIX S/T 선물 C’는 지난 22일 기준 수익률 35.93%를 나타냈다. ‘신한 S&P500 VIX S/T 선물 C’와 ‘삼성 S&P500 VIX S/T 선물(H) C’도 각각 34.91%, 34.63%의 성과를 보였다.

VIX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된 S&P500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수치화한 지표로, 특히 지수 하락 때 변동성이 커 ‘공포지수’로 칭한다. 올해 초 16.60 수준이었으나 22일 28.81을 가리키고 있다. 반대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 기간 10.25%, 15.48%씩 떨어졌다. 국내 변동성지수인 VKOSPI도 올해 초 대비 58%가량 치솟았다.

특히 연준이 올해 안에 최대 7차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에 캐나다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동참이 전망된 영향이 컸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증시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군사 행동 개시 가능성이 높아지자 급기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은행 2곳에 대한 전면 차단 등 제재에 나섰다. 독일은 러-독 직결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사업의 승인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군사행동 임박 우려에 따른 미국 지수선물 하락과 위험회피 심리 확대, 외국인의 현·선물 매도 증가에 따라 국내 증시도 하락했다”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미국 대립이 심화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며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군사 개입에 미국이 즉각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에너지 가격 급등과 함께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되며 증시가 떨어졌다”며 “사태가 장기·전면적으로 비화될 경우 유럽, 아시아 중심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마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확실시되는 금리 인상에 미·러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선 인버스·공포지수 상품이 헤지 수단이 될 수 있으나, 반등 시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어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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