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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형제의 난’ 화성산업, 경영권 분쟁 본격화...주총 표대결 관심집중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3 17:43

수정 2022.02.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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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5일 주총 앞두고 이인중 명예회장 VS 이홍중 회장 대립 커
두 오너측 지분 40% '박빙'..결국 소액투자자 표심이 향방 가를 듯
대구에 위치한 화성산업 본사전경. (제공: 화성산업)
대구에 위치한 화성산업 본사전경. (제공: 화성산업)

[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지역 1위 건설기업인 화성산업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3월 열릴 주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022년 2월 22일자 본지 [단독] 화성산업, ‘형제의 난’ 발발...공동경영 체제 마침표 찍었다 참조)
23일 화성산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달 25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현재 2세 장남인 이인중 명예회장과 그의 첫째아들 이종원 대표, 그리고 2세 차남인 이홍중 회장간 경영권을 둘러싼 표대결이 예상된다. 앞서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종원 대표가 이홍중 회장과 화성개발 이사진, 자회사인 동진건설 이사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지난 15일 대구 검찰에 고발하면서 형제간 갈등이 표면화 됐다.

이인중 명예회장측은 지난연말 관계사인 화성개발이 보유중인 화성산업 지분 112만주(지분율 9%)를 이홍중 회장이 지배하는 동진건설에 매각해 상호간 신뢰와 주주가치를 훼손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홍중 회장은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동진건설과 화성산업 주식 거래는 화성개발의 주택사업을 위한 택지매입 입찰 참여를 위한 자금확보 차원에서 이루어진 정상적인 거래”라며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검토 끝에 이루어진 정상적인 거래이고, 택지 매입 확보를 위한 자금 매입 성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애초 형제간 공동 경영하라는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이번 이사회에서 임기 만료 이후 연임을 하려고 했으나 이인중 명예회장과 이종원 대표 측에서 이를 저지하면서 회장 연임 안건 등 주주제안을 한 것”이라며 “회장직을 유지하고 그간 이어 온 공동경영 체제만 지켜지고 합의가 이뤄진다면 경영권 자체엔 별다른 욕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인중 명예 회장과 그의 장남인 이종원 대표측 반격 역시 만만치 않은 모양새다. 이종원 대표는 “이홍중 회장은 지난해부터 경영권 장악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실제 화성산업 최대 지분에 해당하는 주식을 관계사 간에 헐값으로 불법 거래해 회사와 주주가치에 큰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이인중 명예회장 역시 과거 금탑산업훈장상을 탄 명망있는 기업인인데다, 2006년 장하성펀드와 합심해 주주가치 제고 운동을 전개한 바 있어 시대를 앞서 ESG경영을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투자은행업계에선 3월 주총을 앞두고 양측간 표대결이 사실상 막 올랐다고 봤다. 현재 주주 명부상 양측 지분율을 보면 이종원 대표측이 20.75%, 이홍중 회장 측이 20.25%다. 이 대표측이 0.50% 포인트 앞선 셈이다. 이 대표 지분엔 본인 지분(5.47%)을 비롯 이인중 명예회장(9.63%), 화성장학재단(3.25%)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포함한다.
이홍중 회장 측 지분은 이번에 문제가 된 화성개발과 동진건설간 주식거래로 확보한 동진건설 지분(10.27%)과 부인 이옥경씨(1.90%), 아들 이종민(1.50%)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포함한다.

이처럼 오너가의 지분율이 40%대 박빙에 달하면서 결국 표심은 소액주주들과 외국인 등이 캐스팅보트를 쥐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구를 대표하는 기업인 화성산업이 계열분리 이후 3세 경영에 이르면서 제대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아 출범이후 최대 고비를 맞은 것으로도 보인다”며 “이번 경영권 분쟁을 잘 마무리하고 주주가치 극대화에 힘써 다시금 영남권 대표 기업으로 재도약 하길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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