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사

55세 ‘캠퍼스 부부’ 동명대서 인생 2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3 18:35

수정 2022.02.23 18:35

복지경영학 3학년 아내 이선영씨
동양문화학 새내기 남편 박경진씨
동명대학교 선후배 '캠퍼스커플'이 된 이선영씨(왼쪽)와 박경진씨 부부. 동명대 제공
동명대학교 선후배 '캠퍼스커플'이 된 이선영씨(왼쪽)와 박경진씨 부부. 동명대 제공
열정 넘치는 50대 동갑내기 부부가 대학을 함께 다니며 인생 2막을 활짝 열어가고 있다.

23일 부산 동명대학교에 따르면 복지경영학과 3학년인 아내 이선영씨와 동양문화학과 새내기 남편 박경진씨는 올해 55세 동갑내기 부부다.

아내 이씨는 동생들 뒷바리지 등으로 오래전 포기했던 대학 진학의 꿈을 2년 전인 지난 2020년에 이뤘다. 온화한 가정의 2남2녀 중 맏이로 태어난 이씨의 늦깎이 대학 진학은 당시 루게릭병을 앓던 아버지의 간절한 소원이었는데 이를 보란 듯이 해낸 것이다.

이씨는 꽃집을 경영하면서도 2020년 제19회 대한민국압화대전 '보존화' 분야 대상을 받는가 하면 학과 학회장으로 활동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4학기 내내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이씨는 "대학 공부가 경영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치유를 받는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삶 전체에 평화를 안겨준다"면서 "대학원 진학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열정덩어리 아내를 2년 넘도록 지켜보며 등하굣길 차량 운전 등으로 외조를 다해 온 박씨도 올해 동명대 신입생으로서 오래전에 접었던 대학 공부를 재개하기로 용기를 냈다.

대학 중퇴 후 화분들닷컴 등 도시농업, 조경업 등으로 숨가쁘도록 바쁘게만 살아온 박씨는 "이렇게 좋은 대학을 함께 다니면 더 즐겁겠다"는 아내의 권유에 평소 관심 많았던 역사분야와 관련성 큰 동양문화학과를 지원해 최종 합격했다.


박씨는 "몇 과목 빼고 모두 A+를 받은 대학 선배인 아내와 캠퍼스를 함께 누빌 생각에 벌써부터 신나고 설렌다"면서 "아내를 뛰어넘어 재학 중 전 과목 A+를 목표를 세웠다"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동명대 구자휘 홍보실장(광고PR학과 교수)은 "이 부부는 약 40년 전 함께 다녔던 고교의 동기 동창이다.
아내가 동명대 대학원을 진학하면 앞으로 총 4년간 캠퍼스커플(CC)이 되는 셈이니, 모두가 부러워할 것"이라며 힘찬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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