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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무법천지 택배노조, 정부는 뭣하러 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3 18:38

수정 2022.02.23 18:38

핵심 물류기지까지 훼방
안철수 "범죄행위" 비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노조원 120여명이 22일 CJ대한통운 곤지암메가허브 입구에서 간선 차량의 출차를 막고 있다. 이로 인해 26만개 택배 물량이 출고에 차질을 빚었다. 사진=CJ대한통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노조원 120여명이 22일 CJ대한통운 곤지암메가허브 입구에서 간선 차량의 출차를 막고 있다. 이로 인해 26만개 택배 물량이 출고에 차질을 빚었다.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의 핵심 물류기지까지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불법점거 타깃이 되는 지경이 됐다. 택배노조는 22일 오전 경기 광주 CJ대한통운 곤지암메가허브터미널 입구 도로를 막아 100여대 간선차량이 엉키면서 일대 혼잡이 빚어졌다.
택배노조는 전날 본사 3층 점거를 풀며 불법시위 해결 의지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꿔 물류거점을 어지럽히는 방식으로 회사에 타격을 입힌 것이다.

곤지암허브터미널은 축구장 40개 규모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물류기지다. 하루 평균 250만개 택배가 처리된다. 전국의 수도권행 택배가 여기로 모였다가 세부 지역으로 이동한다. 이 기지가 마비되면 그야말로 전국 물류대란이 현실화된다. 이날 택배노조가 5시간여 출차를 막으면서 출고차질을 빚은 물량이 26만개나 된다. 노조는 뜻대로 안 되면 여기로 계속 올 것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이미 내달 초까지 곤지암메가허브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도 끝냈다고 한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6월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CJ대한통운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파업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벌써 60일이 다 돼 간다. 지난 10일엔 본사를 불법으로 점거해 지금도 1층 로비를 안방처럼 쓰고 있다. 코로나 방역수칙에 아랑곳없이 음식 섭취와 가무를 일삼는 통에 직원들이 심각한 안전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보다 못한 본사 직원들은 22일 호소문을 내고 "여러분의 불법점거로 일터에서 쫓겨났고, 현재 본사 근처 빈 사무실을 전전하며 업무처리를 하느라 고군분투 중"이라며 "지금 당장, 우리 일터에서 나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전체 택배기사 중 8%에 불과한 노조원들의 이 같은 불법과 파행에도 정부가 안일한 대응을 계속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비노조 택배기사와 대리점주들의 피해 역시 갈수록 극심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23일 "택배노조의 악랄한 업무방해는 선량한 사람들의 생계를 볼모 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범죄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검경은 택배노조의 범죄행위를 즉각 엄단하고 선량한 대리점주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이 상황에 너무나 당연한 요구다. 경찰도 정부도 노조의 불법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엔 '정부는 원활한 이행을 위해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 관리 및 지원한다'는 조항이 있다.
수수료 인상분 이행에 대해선 노사가 첨예하게 의견이 갈린다. 정부가 이를 중재할 책임이 있다.
CJ대한통운은 원청으로서 사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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