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업체들 단기간 타격 '불가피'
美 등 신규 수요처 확대 가능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의 경제 제재 규모에 쏠리고 있다. 에너지, 금융 분야를 넘어 반도체 제재까지 진행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도 단기간 타격이 불가피하겠지만, 미국 등 타지역 투자 확대에 따른 선투자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美 등 신규 수요처 확대 가능성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각각 전일 대비 400원(0.56%), 500원(0.41%) 오른 7만1900원, 1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24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도체 제재 여부가 알려지며 수출 및 현지 생산 차질 등 우려가 커졌지만 미국 내 투자 확대 등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 러시아 반도체 수출액은 7400만달러(약 891억원)로 전체 반도체 수출액의 0.06% 수준에 불과해 대규모 매출 감소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 22일부터 3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의 주식 19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던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5일에만 39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1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의 주식 5027억원어치를 팔았던 기관도 25일 343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 외에도 주성엔지니어링이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25일 2400원(10.79%) 오른 2만4650원에 거래됐고 유진테크(3.05%), 하나머티리얼즈(2.70%), ISC(2.30%) 등도 같은 날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 제재 중 효력이 있을 것은 반도체 제재다"라며 "대 중국 제재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제재가 미국 내 반도체 투자로 연결된다면 반도체 장비주에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로 촉발된 특수 가스의 가격 상승이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고순도 네온 가스는 우크라이나가 글로벌 생산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무력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소재의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영향이 크지 않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추후 물량 확보를 못해 반도체 생산을 못한다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을 가중시킬 수 있겠지만 이는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의 공급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구매력을 고려할 때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이 축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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