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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정권교체냐 정치교체냐, 기로에 선 안철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7 18:57

수정 2022.02.27 19:03

단일화·완주 둘다 경험
安의 선택에 이목 집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 아랫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 아랫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기자회견에서 "안타깝게도 오늘(27일)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곧바로 윤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했다. "(윤 후보 측에서) 전해온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내렸고 그게 다"라는 것이다. 화답은커녕 윤 후보의 기대를 걷어찬 격이다. 안 후보는 국힘 측 지지자들이 보낸 전화·문자 폭탄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윤·안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 윤 후보는 "고민해 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안 후보는 단일화 제안을 일주일 만에 철회했다. 25일 대선 2차 법정토론에서도 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이미 끝난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 틈을 공략하고 있다. 이 후보는 27일 경남 창원 유세에서 "선거 때 되면 서로 합치고 누구를 눌러서 포기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내각과 통합정부를 만들어 새로운 정치, 진정한 정치교체를 확실히 해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수차례 대선 토론회에서도 이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단일화는 역대 대선마다 우여곡절을 겪었다. 1987년 대선에서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단일화 압박을 받았으나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승리의 트로피는 노태우 후보가 차지했다. 1997년 대선에서 김종필 후보와 DJP 연합전선을 구축한 김대중 후보는 4수 끝에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파란의 연속이었다. 단일화 경선에서 노무현은 정몽준을 가까스로 제쳤으나 투표 전날 정몽준이 돌연 협약 파기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노무현은 이회창을 누르는 저력을 보였다.

안 후보는 이미 단일화 경험도 있고 완주 경험도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단일화 협상 도중 문재인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박근혜 벽을 넘지 못했다. 여기서 보듯 단일화가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2017년 대선에서 안 후보는 완주했으나 문재인-홍준표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여기서 보듯 역대 대선에서 제3의 후보가 당선된 적은 한 번도 없다. 1992년 정주영, 1997년 이인제, 2017년 안철수 후보가 모두 실패했다.

양강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오차 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10% 안팎의 지지를 받는 안 후보의 선택은 3·9 대선 승패를 좌우할 변수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 이 후보는 정치교체를 강조한다. 안 후보가 2012년처럼 야권 단일화를 이룰지 또는 2017년처럼 완주할지는 오직 당사자만이 안다.
안 후보의 선택에 유권자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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