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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금융 제재로 반도체·車 ‘비상’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2022.02.22.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2022.02.22.

[서울=뉴시스] 산업부 = 미국과 유럽의 서방 강국들이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차단하는 강력한 제재안을 내놓으면서,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해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컴퓨터, 통신장비 등의 수출을 통제하면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영향권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달 28일 한국무역협회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기업들의 주요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금결제 문제가 52.4%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고 물류(33.3%), 정보제공(14.3%) 순이었다.

이는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차단된 영향을 반영하기 전이어서 스위프트 배제에 따른 우리기업의 거래대금 결제 차질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프트는 전 세계 은행 간 송금이 가능한 결제망으로 국내 기업이 러시아와 수출입 대금을 주고받을 때 주로 사용한다. 스위프트가 막히면 국내 기업들이 대금을 받는 데 차질이 생긴다.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150여개사에 달한다. 대기업은 글로벌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거래를 해 큰 피해를 받지 않을 수 있지만 현지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중견 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아울러 러시아는 그동안 자국을 스위프트에서 배제하면 석유, 가스, 금속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면 원유, 반도체 원자재 값 상승이 불가피하다.

[하르키우=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 병력수송 장갑차(왼쪽)가 불타고 있고 그 앞에 생사를 알 수 없는 한 군인이 쓰러져 있다. 2022.02.28.
[하르키우=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 병력수송 장갑차(왼쪽)가 불타고 있고 그 앞에 생사를 알 수 없는 한 군인이 쓰러져 있다. 2022.02.28.

가장 직접적인 규제 피해 업종은 반도체 산업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네온·크립톤·제논(크세논) 등 희귀가스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네온 사용량의 70%, 크립톤의 40%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네온의 경우 주 생산국이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 5개국에 불과하다.

산업부에 따르면 네온은 수입액 23%를 우크라이나로부터, 5%를 러시아로부터 공급 받고 있다. 크립톤은 지난해 전체 수입 물량의 30.7%를 우크라이나에서, 17.5%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네온은 반도체 패턴 형성을 위한 레이저 발진에 쓰이고, 크립톤은 회로도를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깎는 식각 공정에 쓰인다.

이번 스위프트 제재로 인해 물량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고공행진 중인 가격도 문제다. 반도체용 특수가스 업계에 따르면, 네온가스의 가격은 이미 전년 대비 200%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2015년 크림반도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네온가스 가격은 10배 이상 상승했다.

러시아에 공장은 둔 현대차도 비상이다. 현대차·기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 23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차는 러시아 시장서 국민차 ‘라다’를꺾고 점유율 1위에 오른 바 있다. 가뜩이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 악재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공급선 다변화 등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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