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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릉장 만세운동,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 지탱”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1 09:16

수정 2022.03.01 09:16

파주시청 출입구.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청 출입구. 사진제공=파주시

【파이낸셜뉴스 파주=강근주 기자】 파주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제103주년 3.1절 기념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정부 시책에 동참하고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며 “광복회를 비롯해 보훈단체의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신 3.1절 당일 SNS에 밝힌 기념사를 통해 “3월28일 공릉장 만세운동은, 광탄면 발랑리에 운집한 2000여명의 군중이 봉일천시장까지 시위-행진해 장터 군중과 함께 격렬한 만세운동이 시작됐다”며 “어떤 무력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맞섰던 평화를 향한 굳은 의지는 오늘날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를 지탱하는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파주시는 국가보훈대상자 보훈명예수당 신설 및 ‘파주시 독립유공자 지원 조례’ 제정을 통해 국가유공자 예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종환 시장은 ”독립유공자, 유가족, 보훈가족이 자긍심을 갖고 명예롭게 예우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최종환 파주시장이 발표한 제103주년 3.1절 기념사 전문이다.


-3.1운동 정신으로 오늘 위기를 넘어 평화로운 내일로 나아가겠습니다-

존경하는 49만 파주시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은 우리 민족사에 큰 분수령이 되었던 3·1운동을 기리는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먼저 조국 독립과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 영전에 머리를 숙입니다. 아울러 독립유공자와 후손께 존경과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선열들의 거룩한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격히 확산되어 하루 16만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올해도 삼일절 기념식을 부득이 개최하지 못하는 점 매우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광복회 파주시지회를 비롯한 여러 보훈단체 대표님과 회원님의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49만 파주시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3.1운동은 우리 강토를 강점하고 우리 민족에게 가혹한 압제를 자행했던 일제에 비폭력으로 저항한 자주독립 평화운동이었습니다. 선열들은 신분과 이념, 지역과 계층, 남녀노소를 뛰어넘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의 독립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3.1운동 숭고한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가능하게 하고 조국 광복의 굳건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우리 고장 파주의 3.1운동은 어느 지역보다도 격렬했습니다. 지역 내 특별한 결사 조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대다수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3월28일 공릉장 만세운동은, 광탄면 발랑리에 운집한 2000여명의 군중이 봉일천시장까지 시위-행진을 하고, 장터의 군중과 합세하여 격렬한 만세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떠한 무력 앞에서도 두려움 없이 맞섰던 평화를 향한 굳은 의지는 오늘날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파주시는 독립유공자, 유가족, 보훈가족 여러분이 자긍심을 갖고 명예롭게 예우 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파주시는 2013년 국가보훈대상자 보훈명예수당을 신설하여 지속 확대해 왔으며, 2022년 1월부터 만 65세 이상 기준 월 10만원으로 수당을 인상하여 국가유공자 예우 기반을 강화하였습니다.

2021년 ‘파주시 독립유공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22년부터 독립유공자에게 월 50만원, 유족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2022년 1월 조례 개정을 통해 보훈명예수당을 받고 계신 분들도 독립유공자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였습니다.

또한, 올해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국가유공자분들의 생애를 기록한 기록물인 생애보를 제작합니다. 이를 통해 유공자분들의 삶을 재조명하여 후손들에게 삶의 지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연 1회 독립유공자를 위한 건강증진수당, 의료비, 벌초 비용과 안내판 설치지원 사업 등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보훈가족 여러분이 흘린 피와 눈물의 값진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보다 세심히 신경쓰겠습니다.

존경하는 49만 파주시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우리는 일본이 자행하는 과거사 왜곡에 결연히 대응하여야 합니다. 지난 12월28일,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니가타현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위한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일본 니가타현에 있는 ‘사도 광산’은 과거 일본 최대 금 광산 중 하나였으며, 일제강점기 1,000명 이상의 조선인이 사도 금광에서 강제 노역하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6월 강제 징용 현장인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조선인 강제노역에 대한 역사를 알리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아직까지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사도 광산’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하는 건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놀랍고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사실은, ‘사도 광산’을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한 것을 두고 일본 유권자의 73%가 지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안부 부정 망언, 교과서 왜곡, 독도 문제 부각, 일본의 침략 역사를 사과한 무라야마-고노 담화 부정,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극우화 움직임이 반복-강화되어, 일본의 양심있는 지식인, 정치인이 고립되고 일본 국민의 여론도 우경화로 치닫고 있습니다. 매우 우려스럽고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49만 파주시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일본은 과거 왜구의 노략질을 비롯, 임진왜란, 식민통치 등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었습니다. 일본으로 인한 우리민족의 고통과 불행은 골이 너무나 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사과가 아닌 각종 망언으로 인해 한일관계는 더 복잡하게 엉켜버렸습니다. 엉킨 실타래를 완전히 잘라낼 수 없다면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합니다. 문제의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그에 따른 책임있는 행동을 한다면 엉킨 실타래를 풀고 관계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역사를 지우려 하지 말고 강제징용·강제징병·위안부 문제 등 침략과 지배의 역사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진정성 있는 사과,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49만 파주시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파주시민은 일제침략 36년의 질곡의 세월보다 두 배나 더한 세월을 분단의 아픔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최근 일어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에서 보듯 전쟁은 무고한 시민들의 생명과 삶을 위태롭게 합니다.

파주는 접경지역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끈임없이 노력하는 지역입니다. 비핵화와 확고한 평화체제의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나가가야 합니다. 평화경제의 중심에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의 미래도 함께 있습니다.

남과 북, 정치권과 민간, 모두 다함께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신뢰회복을 통해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노력하여야 합니다. 파주시도 지속가능한 남북협력사업과 인도적 지원 사업을 통해 한반도 평화실현을 선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49만 파주시민 여러분!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에서 ‘엔데믹(Endemic)’으로의 전환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시민의 삶과 지역경제가 매우 어렵지만 힘과 지혜를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한일관계,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고자 합니다.

우리가 3·1운동 정신과 선열들의 뜻을 마음 깊이 새기며 힘과 지혜를 모을 때에 어떠한 위기와 재난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수도 파주’에서 후손들이 더욱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독립유공자와 가족 여러분께 거듭 깊은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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