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 "러 에너지 제재" 시사… 석화업계 "수입선 다변화" 대책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1 18:19

수정 2022.03.01 18:19

나프타 23% 의존… 수급차질 우려
미국 등이 러시아 에너지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나프타, 원유 등 제품 수급차질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입처 다변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에너지 제재 등) 모든 것들은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며 "이번 사태로 유럽 상당국은 러시아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현재까지의 제재 발표에 에너지가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테이블을 벗어났다고 말할 수 없다"며 에너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너지 제재가 현실화되면 석유, 나프타, 천연가스 등의 수급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나프타가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나프타 가운데 22.8%(5764만배럴)가 러시아산이기 때문이다. 이는 2위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생산하는 양(3500만배럴)보다 1.64배 더 많다. 석유화학업계는 제품 생산 시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나프타 수급에 민감하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국내에서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비중이 큰 곳 중 하나다. 국내 석화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석유화학협회에 애로사항이 접수되기도 했다. 러시아 에너지 제재가 구체화되면 한화토탈은 나프타 수입이 가능한 산지와 연락을 취할 계획이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석유화학공장은 원료가 끊임없이 들어와야 한다"며 "현재 러시아산만 쓰는 것은 아니고 중동, 미국산 등 다양하게 수입해 와 쓰고 있기 때문에 당장 급한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추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업계도 러시아산 원유 및 나프타를 수입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중동, 동남아시아, 호주, 유럽 등 다양한 곳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여기서 나프타를 뽑아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러시아 외에도 인도, 중동 등 여러 지역에서 원유 및 나프타를 수입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당장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가면 수급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수입처 다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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