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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디즈니' 미완의 꿈…김정주 "넥슨은 함께한 모두의 이야기"

김정주 넥슨 창업자 (넥슨 제공) © 뉴스1
김정주 넥슨 창업자 (넥슨 제공) © 뉴스1


(왼쪽부터) 넥슨재단 김정욱 이사장, 네오플 노정환 대표, 엔엑스씨 김정주 대표,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 서울대학교병원 김연수 원장,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김한석 원장, 서울대학교병원 배은정 소아청소년과장, 문진수 소아진료지원실장, 김민선 소아청소년과 교수. (넥슨 제공)© 뉴스1
(왼쪽부터) 넥슨재단 김정욱 이사장, 네오플 노정환 대표, 엔엑스씨 김정주 대표,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 서울대학교병원 김연수 원장,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김한석 원장, 서울대학교병원 배은정 소아청소년과장, 문진수 소아진료지원실장, 김민선 소아청소년과 교수. (넥슨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디즈니에 제일 부러운 건 디즈니는 아이들을 쥐어짜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디즈니한테 돈을 뜯긴다. 넥슨은 아직 멀었다. 누군가는 넥슨을 죽도록 미워한다. 디즈니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 (김정주 창업자의 자서전 '플레이' 중)

'제2의 디즈니'를 꿈꾸며 게임사를 창업, 오늘날 넥슨을 키운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향년 54세 나이로 사망했다. 오랜 시간 넥슨을 '제2의 디즈니'로 만들고 싶다고 밝혀온 김 창업자의 꿈은 미완으로 남게 됐다.

1일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는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며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빈소 마련 여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김 창업자의 부인 유정현 NXC 감사는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로 전해진다.

국내 게임 업계는 '맏형' 역할을 해온 '넥슨'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충격에 빠졌다. 특히 김 창업자가 '제2의 디즈니'를 꿈꾸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만큼 업계에 미친 충격이 크다는 전언이다.

김 창업자는 '돈을 벌면서도 이용자에게 사랑받는 디즈니 같은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밝힌 바 있다. 김 창업자가 지난 2019년 넥슨 매각에 나섰을 당시, 디즈니의 고위 관계자를 직접 만나 지분 인수를 제안한 사실도 유명한 일화다.

국내 게임사는 이용자에게 게임을 제공하며 재미를 안기고 있지만, 과금 모델로 이용자에게 '애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에 김 창업자는 "디즈니의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는 기업이 되고싶다"는 목표와 함께 노력의 의지를 내비쳐왔다.

김 창업자는 넥슨 창업 과정을 다룬 책 '플레이'에서 "디즈니에 제일 부러운 건 디즈니는 아이들을 쥐어짜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디즈니한테 돈을 뜯긴다. 넥슨은 아직 멀었다. 누군가는 넥슨을 죽도록 미워한다. 디즈니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넥슨을 '제2의 디즈니'로 만들기 위해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보여왔다. 사회의 주인공인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더 건강한 미래를 만들고 싶어했던 그의 의지가 담겼다.

실제 김 창업자는 평소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졌지만, 넥슨의 사회 공헌활동 중 하나인 어린이 재활 병원 행사에는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전국에서 장애 아동의 재활 치료에만 집중해 운영되는 어린이 재활병원은 단 한 곳, 넥슨이 지난 2014년 건립기금 200억원을 기부하며 개원에 힘을 보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뿐이다. 건립기금에는 넥슨코리아 출연금과 김 창업자의 개인 기부금이 더해졌다.

넥슨은 병원 건립 이후에도 환아의 재활치료 지원 및 안정적인 병원 운영을 돕고자 지난해까지 총 19억2000만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올해 완공을 앞둔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완화의료센터' 역시 국내 최초 독립형 소아 전문 완화의료 제공 시설로 김 창업자의 진심이 담겼다.

김 창업자의 '제2의 디즈니'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사업에서도 나타났다. 넥슨은 지난 2020년부터 '게임사를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자사 지식재산권(IP)을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넥슨이 찜한 글로벌 공략 무기는 '영상'(영화, TV 등)이다. 넥슨은 지난 1월 미국의 영화·드라마 제작사 'AGBO'에 6000억원을 투자했다. AGBO는 지난 2017년 세계적인 영화 감독 루소 형제가 설립한 영상 제작사로, 대표작으로는 Δ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Δ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등이 있다.

넥슨 측은 AGBO와의 파트너십을 두고 "넥슨의 강점 중 하나인 장기간 서비스를 통해 획득한 IP 관리 노하우를 접목해 게임과 영화, TV, 스트리밍, 상품 판매 등 다양한 경로로 글로벌 이용자가 넥슨의 IP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넥슨은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별도로 신설하며 콘텐츠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조직은 넥슨이 영입한 디즈니 출신의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닉 반 다이크' 최고 전략 책임자(CSO)가 이끌고 있다.

그러나 김 창업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그의 꿈은 결국 넥슨 임직원들의 몫이 됐다.

"넥슨이 단지 게임 회사만은 아니죠. 그래서 넥슨이 흘러온 이야기는 결코 김정주 혼자만의 이야기일 순 없어요. 함께한 모두의 이야기죠." (김정주 창업자의 자서전 플레이 중)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