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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삼성역에 '日아이돌 생일축하' 욱일기 광고…서울 지하철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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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열린 고 변희수 하사 1주기 추모제에서 한 시민이 추모글을 적어 붙이고 있다. 2022.2.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열린 고 변희수 하사 1주기 추모제에서 한 시민이 추모글을 적어 붙이고 있다. 2022.2.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인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문 대통령 생일 광고를 살펴보고 있다. 2018.1.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인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문 대통령 생일 광고를 살펴보고 있다. 2018.1.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최근 고(故) 변희수 하사 추모 광고에 이어 일본인 아이돌 생일 축하 광고까지 지하철 광고가 잇따라 뭇매를 맞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광고 게재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3·1절인 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그림이 포함된 일본인 아이돌 생일 축하 광고가 게시됐다.

해당 광고는 중국 팬들이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미야와키 사쿠라의 생일을 기념해 내건 것이었다. 하지만 광고 하단에 욱일기를 형상하는 그림이 문제가 되면서 온라인 상에서 비판이 들끓었다.

이 광고는 당초 오는 31일까지 걸릴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커지자 서울교통공사는 부랴부랴 광고판을 내렸다.

서울교통공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부적절한 디자인이 포함됐다는 것을 인지한 직후 즉시 광고대행사에 광고도안 수정을 요청했으며 도안 수정 전까지 해당 광고는 즉각 폐첨 조치했다"며 "향후 광고물 심의 시 꼼꼼한 검토로 국민적 정서에 반하는 광고물은 제외해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도안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광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해 8월 변 하사를 추모하고 연대하는 광고를 지하철 역사에 게시하고자 광고비를 모금해 서울교통공사에 광고심의를 요청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같은해 9월2일 광고심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이를 불승인했다. 불승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공대위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내고 불승인 사유를 공개하지 않은 서울교통공사에 시정을 권고해달라고 서울시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9월30일 재심의에서 또다시 광고 게시를 불승인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사는 "소송 중인 사건으로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 방해' 우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건" 등 공사의 광고규정 및 체크리스트 평가표를 근거로 불승인했다.

인권위는 이를 소수자 차별이자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지적하며 시정 및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공대위는 이후 지난 1월 서울교통공사에 광고 심의를 재요청했고, 공사가 '의견광고'를 이유로 외부광고심의위원회에 회부해 한달 넘게 심의를 미루자 21일 항의공문을 보냈다. 이에 공사는 21일 당일 심의를 열어 광고승인을 결정했다.

변 하사 1주기 추모 광고는 게시 신청 후 7개월 만에 지하철 역에 실리게 됐다. 광고는 다음달 24일까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 방면, 2호선 신촌역 1·2번 출구 방향, 시청역 1-2호선 통로 등에 게시된다.

'의견광고' 논란은 2018년 숙명여대 학생들이 '축제 기간 불법 촬영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해당 광고의 게재가 불발되자 '페미니즘 광고라서 거절당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

이후에도 한 단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지하철 광고 모금을 진행했다가 불허되면서 반발을 일으켰다. 앞서 2018년 1월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의견광고가 서울 광화문역 등 10곳에 게시됐으나, 김정은 위원장의 광고는 허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9년 광고심의위원회를 열고 지하철 '의견광고'에 대한 심의 기준을 확정했다. '의견광고'는 개인 및 조직체가 중요 사안 및 사회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의견을 진술하는 광고를 말한다.

서울교통공사의 심의 기준에 따르면 정치·성차별·혐오 주장을 담은 의견광고는 금지된다. 구체적으로 지하철 광고는 정치인 이름, 얼굴, 이미지 등을 표출하거나 정치적 주장을 담아서는 안 된다. 특정 이념, 종교, 관점을 부각하거나 외모지상주의·폭력을 조장하는 광고도 금지된다.

아울러 Δ성별에 따라 폭력의 가·피해자 구분 Δ의견 대립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사안 Δ인종, 연령 등 특정 계층에 대한 왜곡된 시각 Δ광고주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 광고 게재가 거절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광고심의위원회에서 (광고 여부) 판단을 내리고 있는데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거나 법적 논쟁·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광고는 게시가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표현의 자유 침해 얘기도 나오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권위나 서울시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에서는 불승인 시 사유를 명확히 통보하고, 재심의 신청절차를 안내해 광고 신청자를 배려하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를 반영해 앞으로도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