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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장기화 시 부산경제 피해 불가피”

노동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2 11:23

수정 2022.03.02 11:23

부산상의, 긴급 모니터링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역 기업들도 사태 파악에 분주한 가운데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직접적인 비즈니스가 있는 기업들은 피해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현재로서는 사태발생 초기라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당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고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교역 규모가 크지 않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주요 기업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직접적인 비즈니스가 있는 100여곳을 직접 면담 조사해 2일 발표한 지역 수출입 기업 동향 긴급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역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금수 조치로 인한 수출 감소와 금융 제재에 따른 결제 중단과 지연에 대한 걱정이 큰 분위기다.

선용품과 관련 기자재, 부품을 러시아로 전량 수출하고 있는 A사는 월 단위로 결제가 진행되고 있어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로 대금 회수가 어려워질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러시아 현지공장에 자동차부품을 녹다운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는 B사는 “러시아에 대한 금수 조치가 단행될 경우 현지 공장의 생산 차질은 물론 그로 인한 가동 중단으로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생선을 러시아로 수출하고 있는 C수산은 수출 다변화 차원에서 러시아지역의 판로를 개척해 왔는데 사태가 장기화되면 그런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의 거래 비중이 높은 소규모 무역업체나 도소매업체들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면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도매업을 하는 D사의 경우 러시아 쪽으로 전량 수출하고 있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고 매출 감소는 물론 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냉동어류와 철강제품을 수입하는 E사는 수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체 수입선 확보에 분주했다.

화장품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수출하고 있는 F사 역시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업 활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전 직원 장기 무급휴가도 검토하고 있었다.

이처럼 관련 기업들의 애로와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기업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특히 영세 기업의 경우 수출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피해 구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을 가입한 경우에도 보상 범위 등 관련 정보가 없어 관련 문의도 많았다.

산유국에 밸브를 수출하는 G사는 “품목 특성상 수출국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러시아 수출길이 막히면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대체선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선박부품을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는 H사 역시 “대금 회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사태를 핑계로 거래처의 발주를 받지 않을 경우 공들인 거래처를 잃을 수 있어 사실상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했다.

무역업을 하는 I사는 “비용 문제로 수출보험을 가입하지 않아 러시아 거래처의 대금결제에 문제가 생기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한 관계자는“지난해 러시아 수출은 3억2000만달러로 지역 전체 수출의 2.2%를, 우크라이나 수출은 1500만달러로 전체의 0.1%로 미미해 이번 사태가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사태 장기화에 따른 간접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고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거래 유무 등에 따라 기업의 상황이 다른 만큼 거시적 관점의 장기 대책과 피해에 직면하는 기업에 대한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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