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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자서전 보고 입사 결심했는데"…슬픔에 잠긴 넥슨 직원들

뉴스1

입력 2022.03.02 11:55

수정 2022.03.02 12:11

2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넥슨 본사. 2022.3.2/뉴스1 © News1 김근욱 기자
2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넥슨 본사. 2022.3.2/뉴스1 © News1 김근욱 기자


2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넥슨 본사. 2022.3.2/뉴스1 © News1 김근욱 기자
2일 오전,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넥슨 본사. 2022.3.2/뉴스1 © News1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이정후 기자,송화연 기자 = "김정주 넥슨 창업자 자서전 보고 입사 결심했는데…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넥슨 본사에 부는 바람은 유난히도 차가웠다. 무거운 표정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은 모두 "너무 충격적인 일이다"며 말끝을 흐렸다.

김 창업자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슬픔에 빠진 건 넥슨 직원만이 아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IT라운지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벤처업계 직원은 "벤처계의 정신적 지주 같은 분이셨는데, 너무 허무하고 속상하다"며 "뭐가 인생의 정답일까 싶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고인의 장례 및 운구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넥슨 본사 및 노조 차원의 추모식도 미정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유족의 결정에 따라 하와이 현지 안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김정주 넥슨 창업자 별세…넥슨 직원들 "황망하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사망했다.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NXC)에 따르면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넥슨 판교 본사로 출근하는 직원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30대 직원은 "어제 뉴스로 소식 들었다. 놀라고 당황스러운 마음이다"며 "플레이(김정주 창업자 자서전)를 읽고 넥슨 입사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익명을 요구한 넥슨 신규개발본부 직원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직원들 모두 다들 당혹스러워하는 상태다"며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드셨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추모식과 관련한 회사 내부 공지는 아직 없다"며 "추모 행사가 진행된다면 직접 찾아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싶다"고 밝혔다.


◇ "정신적 지주셨는데"… 벤처업계도 '애도' 한목소리


김 창업자의 별세 소식에 슬픔에 잠긴 건 넥슨 직원뿐만이 아니었다. 김정주는 한국 벤처업계의 대표적인 1세대 창업자로,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게임뿐만 아니라 교육, 핀테크, 블록체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후배 창업자 양성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속 'IT라운지'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을 넷마블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제게 동기부여가 큰 벤처 1세대셨고, 현업에서 빠진 지는 오래됐어도 벤처계의 정신적 지주 같은 분이셨다"면서 "고민의 명복을 빈다"고 무거운 심정을 전했다.

자신을 KT 직원이라 밝힌 작성자는 "모든 걸 이룬 성공한 벤처창업가로서 좀더 누리고 살았다면 좋았을텐데"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뭐가 인생의 정답일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카카오·네이버·쿠팡·우아한형제들 등 IT업계 직원들의 추모 댓글이 이어지는 중이다.

2일 벤처기업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고인은 국내 인터넷벤처산업을 이끈 선구자이자 진정한 벤처기업인이었다"며 "한국 인터넷벤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고인의 도전과 열정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 장례·운구·추모식 일정은 '미정'

한편, 고인의 장례 및 운구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고인의 유족은 하와이로 출국한 상태로, 하와이 현지에서도 침통한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족의 결정에 따라 하와이 현지 안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넥슨 지주사 NXC 측은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조용히 고인을 보내드리려 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넥슨 본사 및 노조 관계자들도 "추모식 등의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1968년생인 고인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학사)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했으며 박사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1994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넥슨을 창업했다. 넥슨은 지난 1996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선보이며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김 이사는 넥슨 대표를 1년 정도 지낸 후 2006년부터 지주회사인 넥슨홀딩스(현 NXC) 대표를 맡아 경영일선에서는 한발 물러났지만 본업인 게임 사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하며 사세를 키웠다. 2011년에는 게임의 본고장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5년간 맡아온 NXC 대표직에서도 물러났다. 그는 당시 "자유로운 위치에서 넥슨컴퍼니의 성장을 돕고,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글로벌 투자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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